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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일터] 돌아오지 않는 근로자들…코로나發 임금 인상 부추기나
저임금 노동직 중심으로 인력난 심화…평균 임금 7.8% 인상
아마존과 BoA 등 주요 기업들 역시 임금 인상 움직임 동참
인플레, 인력난 심화→정부 최저임금 논의로 확대
미 일리노이 주 알링턴 하이츠에 걸려있는 한 채용 광고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기업들이 때아닌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동안 쌓인 저축과 정부발(發) 실업급여로 구직활동이 기대만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데다, 동시에 더 나은 급여와 업무 환경을 위해 직장 복귀를 포기하는 이들마저 늘면서다.

당장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지역 정부와 기업들이 잇달아 최저임금 인상을 선언, 최근 미국의 고용 시장은 코로나발 임금 인상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시장에서 노동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고, 많은 기업이 인재 유치를 위해 더 높은 임금이나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 순간은 미국 노동자들에게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저임금 노동직을 비롯해 레스토랑과 펍 등 서비스 직종에서 인력난이 시급하고, 이는 산업 전반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 5월까지 소매업과 여가 및 접대서비스 부문의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은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븐 파자리 워싱턴대 교수는 “이런 직업은 힘든데다 급여도 낮아 근로자들이 복귀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수의 근로자들이 더 나은 급여와 혜택을 위해 버틸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기업도 대규모 고용계획과 함께 파격적인 임금 인상 계획을 쏟아내는 추세다. 아마존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7만5000명가량의 신규 채용을 선언하면서 시간당 평균 17달러 이상의 임금 제공을 약속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사내 직원에 대한 최저임금을 2025년 25달러까지 올리겠다는 계획과 함께 외부 공급업체 소속 직원에게도 15달러 이상의 최저임금이 지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 캘리포니아의 한 레스토랑 전경. 최근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소매업과 여가 및 접대서비스 부문의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해당 부문의 시간당 평균 임금 상상률은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AP]

코로나19 사태가 부추긴 임금 인상 움직임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논의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은 지난 2009년 이후 줄곧 7.25달러를 유지하고 있는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경제위기 대책의 하나로 이를 15달러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의회의 반대로 좌절된 바 있다. 다만 연방정부의 정책과 별개로 실제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 기준은 주(州)정부별로 다르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지난해 11월 오는 2026년까지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키로 결정했고, 델러웨어주에서도 지난달 2025년까지 최저임금 15달러로 올리는 법안이 통과됐다. 마이클 스코델스 트루이스트파이낸셜 전략가는 “인플레이션과 인력난이 겹치면서 현재 20개주에서 연방 최저임금 기준이 무의미해졌다”고 밝혔다.

물론 경제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그로인해 인력난이 해소되면 덩달아 임금 인상 움직임도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가을이 되면 실업자들을 위한 지원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임금 인상 압박 등) 현 상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는 노동시장의 공급 부족 문제가 비단 팬데믹 기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협상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웰스파고 증권의 마크 비트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실업급여가 계속해서 유지된다면 고용주들은 시간당 15달러보다 훨씬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더불어 55세 이상 인구의 노동력 참여가 줄어들면, 노동 공급이 임금과 비례하게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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