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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일터] 팬데믹에 시작한 재택근무…근로형태 대변혁 신호탄 쐈다
전 세계 국가들, 팬데믹 후 내렸던 사무실 근무 금지 명령 해제 중
美 월가, 전면 사무실 출근 드라이브…애플·구글도 사무실 공간 확충 나서
美 원격근무자 83% “팬데믹 후에도 원격근무 원해”…“복귀 명령 시 이직” 응답도 42%
재택근무가 사무실 출근 대비 효율성 높다는 연구 결과 속속 나와
기업 사이에 ‘혼합형 재택근무’ 도입 대세로…은행·공공 기관도 도입 잰걸음
[123rf]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재택·원격근무’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로 경제 봉쇄가 차츰 해제되면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가능한 한 적게, 피할 수 없을 때만 할 일’로 바라봤던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일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 많은 국가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이후 내렸던 사무실 근무 금지 명령을 차례로 해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19일(현지시간)부터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한다고 최근 발표하며 “대도시 사무실들이 (노동자들로) 다시 가득 차길 고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영국 정부는 19일 봉쇄 해제에 맞춰 노동자들의 사무실 복귀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사 자료 수합, 123rf]

노동자들의 사무실 복귀에 가장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곳은 미국 월가(街)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미국 유명 투자은행들은 최고경영자(CEO)의 주도 하에 전 직원의 전면 사무실 출근 근무를 추진 중이다.

근무 형태의 유연성이 높다는 IT 업계에서도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대비해 공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애플은 지난 5월 미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건물 6개를 추가 임대하며 2800~3500명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구글 역시 지난 5월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의회로부터 ‘구글 메가캠퍼스’ 건설을 승인받았다. 구글은 향후 10년간 68만㎡ 크기의 사무 공간과 약 4000개의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사무실 복귀를 서두르는 기업들과 달리 노동자들에겐 재택근무가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모습이다.

[푸르덴셜·모닝컨설팅 설문조사 자료,123rf]

미국 금융 회사 푸르덴셜이 지난 3월 미국 노동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원격근무자의 83%가 팬데믹 이후에도 원격근무를 이어가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근무자 가운데 42%는 회사가 사무실 복귀를 명령할 경우 이직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 내 노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올해 초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선 전체 응답자의 79%가 사무실 복귀 의무화 금지 법안이 발의될 경우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재택근무가 사무실 출근 근무에 비해 비생산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줄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며 근로형태 대변혁에 힘을 싣고 있다.

[모닝컨설트 자료, 123rf]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약 9개월간 미 나스닥(NASDAQ) 상장기업 직원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재택근무 시 생산 효율성이 사무실 출근 대비 약 13%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동자들의 업무 만족도 개선 효과가 컸고, 노동력 소모율도 50% 가까이 감소했다.

미국 고용전문조사기관 그레이트플레이스투워크(GPW)가 내놓은 조사 결과에서도 재택근무가 본격화된 지난해 3~8월 직원 생산성은 전년 동기 대비 47%나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기업들 사이에선 ‘혼합형(hybrid) 재택근무’ 도입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1주일 중 며칠은 사무실로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는 형태로, 동료 간의 유대감 결여 심화란 재택근무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의도다.

[시트릭스 자료]

푸르덴셜 조사에서도 응답자 68%가 혼합형 근무를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언급했고, 개인주의가 강하다고 여겨지는 밀레니얼·Z세대 직원들도 혼합형 근무를 가장 효과적인 근무 형태로 꼽았다.

실제로 IT 기업은 물론 보수적인 것으로 손꼽히는 유럽 금융업체들조차 혼합형 근무를 앞다퉈 채택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공공 부문에서도 팬데믹을 계기로 혼합형 재택근무를 정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세무당국은 노동자들에게 주 2일 사무실 출근권을 부여했으며, 미국 연방정부에서도 유연 출근 제도 도입을 고려 중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연말까지 400개 이상의 원격근무 허브를 만들어 노동자들이 자신의 집에서 더 가까이 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WFH 리서치 자료. 123rf]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한 직원들의 근로 형태 다양화와 근무 관리 자율화가 직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증대시킨다는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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