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요일 오후 6시부터 ‘셧다운’…일상, 결국 ‘강제 스톱’되다
방역 강화 늦으면 비수도권도 위험
12일부터 오후 6시 이후 2명만 모여야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 전체 집합 금지
카운트 제외 백신접종 인센티브도 폐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의 4단계가 12일부터 시행되면 서울의 밤은 ‘야간 통행금지’와 유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후 6시 이후 일상생활이 강제 멈춘다. 사실상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오는 25일까지 2주간 시행되는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에선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며, 1인 시위 외 모든 집회와 행사가 금지된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4단계로 격상되면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만 모일 수 있다. 친구나 직장 동료 등 사람을 만나더라도 1대 1로만 만날 수 있다. 낮에만 사적 모임이 최대 4명까지 가능하다.

설명회나 기념식 등의 행사는 아예 금지된다. 또 1인 시위 이외의 모든 집회와 행사는 전면 금지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김부겸 총리는 이와 관련해 “사적 모임은 오늘부터라도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운영되며 클럽·헌팅포차·감성주점 등 유흥시설의 영업이 중단된다. 정부는 특히 집합 금지 대상에 단란주점 등 모든 유흥시설을 포함하는 초강수 대책을 내놨다. 식당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학원, 독서실, 노래연습장, 영화관, 독서실, 결혼식장, 미용실, 상점, 마트, PC방, 놀이공원, 워터파크,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도 오후 10시까지로 운영시간이 제한된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사실상 ‘셧다운(봉쇄)’ 조치가 취해지는 셈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를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예외로 하는 ‘인센티브’도 폐지된다. 또 다른 인센티브였던 ‘야외 노(NO)마스크 허용’은 이미 철회됐다.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시민의 야간 이동·모임 최소화를 유도하기 위해 오후 10시 이후 야간 대중교통 운행을 20% 감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3차 대유행’ 당시에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한때 오후 9시 이후 버스와 지하철을 30%까지 감축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아울러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25개 주요 공원과 한강공원, 청계천변에서 야외 음주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도 내렸다. 경의선숲길·길동생태공원·서울숲·보라매공원·시민의숲 등 25개 공원은 지난 6일 오후 10시, 한강공원은 7일 0시, 청계천변은 7일 오후 10시부터 각각 적용되고 있다. 이는 오후 10시까지로 음식점 등의 영업이 제한되자 술을 마시려는 사람들이 공원 등에 몰려들어 야외 음주를 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자치구들도 관내 공원과 광장 등을 폐쇄하는 등 유동인구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했다.

송파구는 밤에 인파가 몰리는 유흥시설과 다중이용시설 주변 공원 4곳을 9일부터 폐쇄한다. 음식점 등 밀집지역 내 있는 방잇골공원은 전면 폐쇄하고, 유흥가와 인접한 평화공원·동호수공원·석촌공원 등 3곳은 일부 시설만 남겨두고 폐쇄한다.

앞서 송파구는 청·장년층이 자주 찾는 문정컬처밸리 선큰광장을 7일부터 폐쇄했으며, 인파가 몰리는 석촌호수 동호 3곳과 서호 1곳은 지난달 23일부터 출입을 통제했다.

최근 홍익대 근처 등의 공원에 야외 음주객이 엄청나게 몰린 마포구는 부엉이공원 등 관내 공원·녹지 173곳에서 야간 음주를 금지했다.

국민의 방역 피로감이 극한에 도달한 상태에서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까지 전격적으로 발표되자 일부 시민은 허탈감을 토로했다. 강동구에 사는 김모(53) 씨는 “불과 얼마 전까지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확산세가 잡혀가는 것 같아 지인들과 저녁약속을 여러 건 했지만 기약이 없게 됐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정부나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계속되면 순식간에 일일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차 유행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완화된 거리두기를 예고하며 시민 경각심이 낮아진 데다 ‘델타 변이’까지 퍼져 위기 상황이 됐다”며 “현재로선 ‘거리두기 4단계’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태열 기자

kt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