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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로보어드바이저의 효용과 위험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 속에 로보어드바이저도 각광을 받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조언가(Advisor)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직접 투자도 해주는 서비스다. 투자자가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하면 금융사가 축적해온 데이터와 자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투자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자문형과 직접 자산운용을 수행하는 일임형의 두 가지 서비스가 주로 제공된다.

우리나라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출시는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급증하고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투자가 가능한 펀드가 늘어남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의 사용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 전망은 매우 밝으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2021년 2월 말 기준 3대 시중은행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가입자 수는 16만8000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직전 해 대비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맡겨진 돈은 직전 해 대비 50%나 증가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자문형에 치중해 운영됐지만 향후에는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도 기대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소수 부유층만 이용했던 투자 자문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면서 일반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기존 자산관리시장에서는 고액 자산가만 고객층이었지만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는 금융자산 1억원 내지 10억원 정도를 보유한 대중 부유층이 주요 고객층이다. 대중부유층의 자산 규모는 고액 자산가보다 작지만 인원이 많아 시장 규모가 크다.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고객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알고리즘의 객관성을 통해 투자자들이 편견에서 벗어나 명확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이처럼 많은 순기능을 지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크게 보안위험, 플랫폼의 내재적 위험 그리고 투자책임 소재에 대한 법적인 위험으로 나눌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보통 휴대전화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뤄지므로 인터넷 금융이 지니는 보안위험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은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슷한 자산 배분 모델과 알고리즘 논리를 쓰고 있다. 개인별 위험 민감도를 고려하지 않고 투자 자문을 진행한다. 단일한 투자 조언은 개인투자자가 투자상품의 실제 가치와 위험도에 대한 이해 없이 투자를 진행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에 대한 관련 법규가 모호해 투자 손실 시 책임소재 또한 불분명하다. 관련 법규의 부재로 인해 서비스 제공자는 막대한 투자 손실이 닥쳤을 때 악의적으로 파산하는 등 책임 회피를 할 가능성도 있다.

보안위험과 플랫폼의 내재적 위험은 효율적이고 정교한 테스트베드 운영으로 계약사와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줄임으로써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 결과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법률적 제재장치도 마련하는 등 투자자 보호 조치도 필요하다. 로보어드바이저는 IT 향상에 따라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다양한 위험요소가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관리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김창기 고려대 교수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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