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울에 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분기마다 10~20개씩 문닫아…동네서점 이어 프랜차이즈까지 ‘벼랑 끝’
반디앤루니스 운영하는 서울문고마저 부도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서점 자생력 확대 필요…전산화 등 지원할 것”

반디앤루니스 서점. [반디앤루니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 시내에서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서적 소매업에 해당하는 서울시 소매업 상점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이번엔 프랜차이즈 서점인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까지 부도 사태를 맞이했다. 대서점의 부도로 인해 전국적인 오프라인 서점 감소 추세가 가속화 될 가능성이 확대됐다.

17일 우리마을상권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서적 소매업 점포는 매 분기마다 10~20개씩 줄었다. 지난해 분기별 서적 소매업 점포수는 분기 1분기 3373개, 2분기 3351개, 3분기 3333개, 4분기 3323개로 지속적 감소세다. 서적 소매업종의 신생기업 5년 생존율도 지난해 1분기(53.3%)에서 4분기(50%)로 갈수록 하락했다.

서적 소매업 점포수.

해당 기간 동안 줄어든 서적 소매업 상점은 대부분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소매업 서점이다. 이미 지난해 5월에도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한강문고가 폐업했다. 지난 13년간 손님들을 맞이했던 한강문고는 망원동 일대에서 존재감이 컸던 중형 서점이다. 연예인들이 운영해 유명세를 탔던 소규모 서점들 역시 최근 폐업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배우 박정민이 합정동에서 운영하던 서점 ‘책과 밤낮’도 이달초 운영 2년 만에 폐업했다.

반면 프랜차이즈 서점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에 속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관련 서비스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서점들이 비교적 선전했다. 서울 내 프랜차이즈 서점의 분기별 개수 역시 지난 한해 동안 39개로 일정한 규모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16일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고 서울문고가 매각에 실패한 뒤 부도를 맞이하면서, 향후 서울시내 프랜차이즈 서점 개수마저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온라인 쇼핑과 e북 보편화에 더해 구청 시청마다 작은 문고를 만들어 책들을 대여하고 있어 서점 감소세는 이미 전국적 현상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10년새 전국 서점 수는 1000개 가까이 줄었다. 2009년 조사에서 2846개였던 국내 서점은 2019년 12월 기준으로 1976개를 기록해 2000개 미만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등이 뒷받침 됐지만 계속되는 감소 추세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서울문고의 경영난이 오래된 이야기지만, 오프라인 서점들의 불황을 프랜차이즈 서점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란 덴 이견이 없다”며 “서점 경영의 자생력을 키우고 지역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지원안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문체부 등과 손을 잡고 출판사통합전산망 사업 진행 중이다. 서점의 취약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재고관리를 위해 지역서점에 포스 기계를 보급해 전산화를 지원한다.

계속되는 서점 업종 불황에 지자체 역시 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용인시가 2015년 이후 6년째 운영 중인 희망도서 바로대출제가 대표적이다. 해당 대출제는 시민들이 동네 서점에서 새 책을 무료로 빌려 읽은 뒤 반납하면, 시에서 도서관 장서로 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 안에서는 올해 3월부터 금천구와 노원구, 4월부터 강동구 등이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