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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빠르게 잡아낸다…생명硏 고감도 나노센서 개발
- 기존 유전자 검사법보다 신속 간편하게 현장진단 가능
정주연(뒤쪽) 박사 연구팀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기존 유전자 검사보다 빠르게 직접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정주연‧강태준‧임은경 박사 연구팀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표면에 높은 선택도로 결합하는 항체를 선별하고, 이를 나노 구조체 기반 바이오 센싱 기술 중 하나인 SERS에 적용한 면역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분석법은 다른 면역 분석법과 달리 1만배 이상의 저농도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도 직접 검출할 수 있고 현장에서 즉각 사용이 가능하다.

200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41개국에서 타미플루로 치료해도 소용없는 약물 내성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을 보고했고, 이후에도 타미플루 내성과 연관된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변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의 대부분은 H275Y-뉴라미니데이즈 변이 바이러스로,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하나가 변이된 돌연변이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타미플루 외의 약물에 내성을 갖는 신종플루 바이러스 변이들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뉴라미니데이즈 효소의 저해제로 작용하여, 증식된 바이러스를 세포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시킨다. 그러나 뉴라미니데이즈에 변이가 발생하면 타미플루가 뉴라미니데이즈를 억제하는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타미플루 수요의 급증으로 인한 뉴라미니데이즈 변이 바이러스 유행을 예방하기 위해 약물 내성 바이러스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단하는 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타미플루 감수성 바이러스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의 뉴라미니데이즈 표면 구조는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표적 단백질의 특정 구조를 인식하는 검출용 항체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진단법은 돌연변이 된 하나의 아미노산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기술에 집중돼 있지만 이는 검체 확보에서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에서 주로 발견되는 H275Y-뉴라미니데이즈 변이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선별하고 특이적 결합성을 검증한 뒤 SERS 기반 면역검출법에 적용했다. 그 결과 저농도의 H275Y-뉴라미니데이즈 변이 바이러스를 직접 검출할 수 있었고, 인간 비인두흡입물 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발굴된 항체로 H275Y-뉴라미니데이즈 변이 항원에 대한 결합력 측정, 구조적 모델링 연구, 금 나노입자의 기반 비색 검출, 면역진단 래피드 키트 등을 통하여 이 항체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변이에 상대적으로 높은 결합력을 가짐을 확인했다.

정주연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 유전자 검사에 의존한 항바이러스제 내성 바이러스 진단법에 비해 약물 내성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신속하고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로 다양한 현장에 활용 가능하다”며 “선별된 항체와 기존 연구에서 발굴된 화합물을 진단에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바이오수용체로 조립하고 다양한 면역분석법에 적용해 초고감도 검출법 개발을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앤바이오일렉스트로닉스’ 5월 11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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