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문가들 “손정민씨 타살 가능성 낮아”…A씨 가족 “경찰 조사 잘 이뤄지길”
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 손정민 씨 사건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2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 씨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전문가들이 한강 실종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타살 가능성이 낮다는 소견을 밝혔다.

지난 29일에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실시한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손씨의 사망 원인을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서 프로파일러들은 “동기와 기회 부분들을 살펴보면 가능성이 낮다. 현장은 공개된 장소, 범죄를 계획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강 공원은 24시간 목격자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탁 트인 공간에서 살인의 고의를 가진 자가 남들이 보는 상태에서 살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도 “익사로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려면 그 사람도 물에 흠뻑 젖어있어야 한다. 하지만 손정민씨 친구 A씨도 물에 젖어 있었다는 모습은 관찰된 바가 없다”고 했다.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는 "타인에 의한 익사, 강압에 의한 익사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가슴, 어깨, 목 부위에 압력이라든지 이런 손상이 중요하다"며 "(손씨 시신에는) 억압이나 제압한 흔적은 없다"고 말했다.

권일용 동국대 겸임교수도 "범죄는 동기가 분명해야 하고 그다음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동기와 기회 부분들이 한강에서는 가능성이 낮다"며 "범죄를 계획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 손정민씨의 사인을 익사로 추정됐다. 어떤 종류의 약물이나 독물이 발견되지 않았고 후두부에서 울퉁불퉁한 상처가 확인됐지만 사망 원인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법의학 전문가는 “양쪽 폐가 팽창돼 있다. 전형적인 익사의 소견”이라고 밝혔다.

손정민씨와 함께 있던 친구 A씨가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도 진실에 가깝다고 봤다.

법의학 전문가는 “블랙아웃이란 건 나중에 기억이 안 나는 거다. 해마의 손상 때문”이라고 했다. 또 “익사 전 살아있을 때 끌리거나 하는 흔적이 없었다. 억압이나 제압의 손상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A씨의 아버지.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화면 캡처]

A씨도 변호인을 통해 만취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선택적으로 유리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오해가 있는데 실제로 대부분 본인에게 유리할 수 있는 정황에 대해서도 기억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아버지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아버지에게 ‘취해서 힘들다’는 전화를 걸었고 A씨의 아버지는 친구(손정민씨)를 깨우고 빨리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고 한다. 25일 새벽 4시51분 A씨는 집으로 들어왔고 A씨 어머니는 아들의 옷에서부터 고인의 휴대폰을 발견했다.

A씨의 어머니는 ‘친구는 잘 들어갔냐’고 물어봤으나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이후 A씨와 A씨의 어머니는 손정민씨가 아직 잠들어있는 건가 싶어 확인 차 한강공원으로 향했지만 손정민씨를 찾을 수 없었고 그의 아버지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A씨 가족은 "정민이 부모님은 자식을 잃었다. 자식을 잃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나"라며 "우리가 최대한 경찰 조사하는 데 협조해서 밝혀지는 게 낫다.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에 경찰 고위직은 아무도 없다"며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A씨 가족은 "저희도 정민이 아버님만큼이나 간절하게 경찰 조사가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손정민씨의 부친 손현 씨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털어놨다. 손 씨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찰 믿지 마라'고 조언했다"며 "너무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정무적 판단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음모론의 단초를 제공한 건 경찰의 부족한 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손 씨는 "우리가 정민이에게 많이 준비한 것을 주고 싶었는데 못 보게 됐다"고 했다. 이어 "우리 가족은 일상으로의 복귀가 불가능하다"며 "아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밝히는 건데 그게 이렇게 힘들게 될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min365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