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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답하라 1988’ 탐방, 덕선이 고향, 쌍리단길·둘리파크
BTS 놀던 완주 처럼, ‘조선의 5월 꽃’ 창포원
‘풀’ 김수영문학관, 함석헌기념관, 간송옛집도
서울관광재단, 쌍문동,방학동 등 도봉명소 소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길에, 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 오는데..어릴 적 함께 꿈꾸던 부푼 세상을 만나자 하네..”

‘응답하라 1988’ tvN 드라마는 한국인들의 심금을 울렸고 최근까지도 미국,동남아,중국,인도,중동,일본 등 지구촌 팬들을 울리고 있다.

OST의 제목엔 쌍문동이 들어간다. 극중 덕선(걸스데이 혜리)이 태어나 자란 곳이 쌍문3동이고, 빙하에 갇혀있던 아기공룡 둘리가 한국에 들어와 새 터전을 찾은 곳이 우이천 쌍문교이다. 멀지않은 곳에 ‘조선의 5월 꽃’ 창포 정원이 펼쳐져 있다.

단오를 설날,추석급으로 중시했던 조선의 5월 꽃 창포가 ‘응팔’과 둘리의 고향 서울 도봉구 일대에 거대 화원으로 펼쳐져 있다.
지구촌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tvN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이야기 배경은 쌍문동이다.

드라마 배경이 된 때에 비해 33년이나 지났는데, ‘쌍리단길’을 조성하면서 요즘 먹거리 메뉴가 추가되고 서울시민들, 외부 여행자들 편하게 단장했을 뿐, 크게 바뀐게 없는 동네다.

쌍문역 2번 출구 쪽 주민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과 카페가 모여 있다. 이 골목을 ‘쌍리단길’이라 부른다. 옛 골목 감성은 그대로 살아있다.

▶덕선이의 먹거리는 아니지만, 덕선 이모 생각하며= ‘노말키친’은 삼겹살 스테이크를 얹은 크림파스타가 맛있다. 양이 푸짐하면서도 값이 저렴해 단골이 많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파스타 전문점 ‘헬로’는 크림파스타 위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이탈리아식 주먹밥 아란치니를 얹어준다. ‘리얼파스타’에서는 인기 메뉴인 베이컨토마토파스트와 새우필래프를 다른 식당의 반값으로 먹을 수 있다.

드라마 ‘봄밤’에 등장해 이름을 알린 ‘쌍문동커피’는 40년 된 주택을 목재로 인테리어 한 주인장 부부의 감성이 돋보인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아이스커피 ‘쌍리단길’이 대표 메뉴다. 이밖에 소금커피가 별미인 ‘카페 작약’,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페고르’ 등이 쌍리단길 핫플로 소문났다.

쌍리단길의 파스타

물론 덕선이가 어릴 적 자라면서 먹는 주 메뉴는 아니지만 덕선의 딸 뻘이 될 요즘 1030세대는 ‘응팔’을 추억하며 이곳에서 미각을 더 돋운다.

‘응팔’ 배경지는 쌍문시장 골목이다. 촬영은 다른 곳에서 했지만 드라마 속 약국, 금은방, 덕선이네 집 등의 모티브가 된 가게와 골목이 있다. 쌍문역 3번 출구 쌍문약국 앞에 ‘응팔’ 속 장소가 표시된 쌍문3동 마을 지도가 있다.

▶자주역사가, 민권운동가 함석헌 기념관도= 쌍문동 골목에 인권운동가 함석헌(1901~1989)의 기념관이 있다. 함석헌은 독립운동, 민주화 운동, 인권 운동 등에 헌신했던 인물이다. 대륙을 호령한 우리의 웅대한 역사를 기록해 단재 신채호의 뒤를 잇는 자주역사가이기도 했다.

서울관광재단은 도봉구를 정밀 탐사한뒤 감성, 맛, 볼거리, 놀거리 정보를 국민들에게 공개했다.

도봉구는 ‘아기공룡 둘리’의 고향이다. 김수정 작가가 집필한 쌍문동에는 둘리뮤지엄과 둘리테마거리가 조성돼 있다. 도봉구엔 연산군 묘, 세종대왕의 딸 정의공주 묘, 우리 문화재 수집가 간송 전형필의 고택, 독립운동가 함석헌의 기념관, 자유시인 김수영의 문학관 등 역사·문화 관련 명소도 매우 많다.

우이천에는 420m나 되는 둘리 벽화가 있다.

▶BTS의 완주에만 있을 줄 알았던 창포메카, 도봉구에도 있다= 단오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창포는 방탄소년단(BTS)이 여름을 보냈던 전북 완주의 고산창포마을, 혹은 단오제가 열리는 강원도 강릉에 가야만 손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서울에도 여러 군데 창포가 자라는데 대표적인 곳이 도봉산과 수락산, 중랑천 사이에 조성된 ‘창포원’이다. 도봉산역이 바로 옆인데도 전원적인 풍경이 펼쳐져 교외로 나들이 나온 기분이 든다.

창포원 정문에 들어서면 백합목 붓꽃과 식물들이 있는 붓꽃원과 꽃창포원이 가장 먼저 반긴다. 창포원에서 볼 수 있는 붓꽃과 식물은 노랑꽃창포, 부처 붓꽃, 타레붓꽃, 범부채 등 13종의 자생붓꽃과 117종의 독일 아이리스다. 꽃봉오리가 붓과 닮아 붓꽃이라 불린다. 만개한 붓꽃과 꽃창포 군락을 보려면 5월에 방문해야 한다.

12개 주제원 사이에는 울창한 숲 속의 쉼터와 잔디마당, 원형광장처럼 사방이 트인 구역이 고루 배치돼 있다. 소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버드나무 등 18종의 나무에 에워싸인 ‘책읽는언덕’은 심신통합힐링소이다.

둘리뮤지엄

▶420m 둘리 벽화가 그려진 우이천= ‘소귀내’ 우이천은 둘리가 빙하에 갇혀 떠내려오다가 고길동의 딸 영희에게 처음 발견된 곳이다. 이 인연으로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우이천 쌍문교~쌍한교~수유교 구간 제방에 둘리 벽화가 그려졌다. 벽화 길이가 무려 420m에 달한다. 단일 캐릭터 벽화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인근 둘리뮤지엄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캐릭터 박물관이다. 중년에게는 추억을, 아이에게는 만화 속 주인공들과 게임을 하듯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준다.

둘리뮤지엄은 뮤지엄동과 도서관동으로 구성돼 있다. 뮤지엄동 1층 ‘매직어드벤처’ 전시실에는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1996)’ 이야기에 인터렉션 기술과 VR 콘텐츠를 접목한 실감형 체험 전시물이 가득하다. 2층 2전시실 ‘코믹 테마타운’에서도 체험 전시물을 통해 둘리와 친구들의 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다.

김수영 문학관

▶김수영은 도봉구 시인= ‘자유시인’, ‘저항시인’, ‘4·19의 시인’, ‘민중시인’ 등으로 불린 김수영(1921~1968)은 도봉구에 살면서 200여 편의 시와 시론을 발표했다.

대표작은 1968년 김수영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기 2주 전에 쓴 ‘풀’이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구절의 이 시는 1970년대 민중시의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되고 고교 교과서에도 실리는데다 몇 안되는 주지시 기출문제라 국민 남녀노소가 다 안다.

요즘 범죄 및 사필귀정 드라마가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많다보니, 똑똑한 우리 국민 중 상당수는 그가 군사정권 시절 ‘풀’을 발표한지 얼마안돼 교통사고를 당한 것에 석연찮은 시선을 두기도 한다.

방학동 김수영문학관 1층엔 그의 육필 원고, 사진 등이 있다. 2층은 전시실, 3층은 김수영 도서관이다. 인근엔 원당샘공원, 600살 된 방학동 은행나무, 연산군 부부묘,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조력자인 차녀 정의공주 내외의 묘가 있다.

간송 옛집
평화문화진지 뒷편에 인수봉이 보인다.

▶평화문화진지와 간송 옛집= 도봉동엔 옛 군사 시설을 문화·예술 창작공간으로 도시 재생한 평화문화진지도 있다. 군사시설을 탈바꿈시킨 도시재생 방식이 제주 빛의 벙커와 비슷하다.

방학동엔 우리 문화재 지킴이 간송 전형필 선생이 머문 고택 ‘간송옛집’도 있다. 이곳은 국가등록문화재가 되면서 일반에 공개됐다. 쌍문역 2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7번을 환승하면 갈 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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