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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의 휴식·힐링...음악감상 만이 아닌 ‘일상의 바이브’를 느낀다[인터뷰]
음악 뛰어넘는 일상 오디오 콘텐츠 제공
‘휴식·힐링’ 중점 서비스 상반기 도입
계절별 ‘믹스테잎’ 통한 개인 추천곡도
세계 최초 ‘인별 정산방식’ 상용화 이어
신탁단체와 징수규정 개정안 논의도
“ 아티스트들, 목소리 내기 쉽지 않아
후발주자라서 해볼 수 있는 시도”

“음악을 듣지 않는 시간에도 바이브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 중입니다. 휴식과 힐링에 중점을 둔 서비스를 시작으로 단계별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태훈 네이버 뮤직서비스 책임리더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음악 플랫폼에서 네이버가 승부수를 띄운다. 세계 최초로 ‘인별 정산방식’을 상용화한 네이버 음원 플랫폼 ‘바이브’가 또 한 차례 변화를 예고했다. 음원 스트리밍을 넘어 오디오 기반 서비스로 확장을 꾀한다. 이용자들이 음악 감상 외 시간에도 바이브를 통해 일상을 즐기도록 하는 게 목표다.

더불어 인별 정산방식 도입을 늘리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복수의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와 함께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관련 규정이 변경되면 기존 ‘비례배분제’를 채택해왔던 신탁단체들도 인별 정산방식 도입이 가능해진다. 그간 음원 유통사 위주로 적용됐던 인별 정산방식의 한계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 “일상을 바이브와 함께...시작은 휴식과 힐링 콘텐츠”=지난 2018년 6월 서비스된 바이브는 음원 플랫폼 후발주자다. 당시 바이브의 전략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음원 추천서비스였다. 경쟁사에 앞서 메인 화면에서 최신 앨범과 실시간 차트를 거둬냈다. 대신 이용자 취향에 맞춘 음원을 추천해주며 개인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등 해외 업체와 경쟁도 격화하는 상황에서, 바이브의 다음 전략은 음악을 뛰어넘는 일상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먼저 선보일 서비스는 ‘휴식과 힐링’ 콘텐츠다. 이태훈 책임리더는 “우선 휴식과 힐링에 중점을 둔 서비스가 상반기 안에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쉽게 공유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관련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임리더는 출시를 예고한 두 서비스 모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이라고 자부했다.

바이브가 준비 중인 일상 콘텐츠는 단계별로 서비스될 전망이다. 이 책임리더는 “가령 잠자기 전에는 뭘 할 수 있을지 또는 아이를 학교에 보낸 주부들이 들을 수 있는 건 뭔지 등 여러 사용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시간, 연령 등에 따른 다양한 형태를 예고했다.

기존 추천 기반 서비스도 강화된다. AI가 사용자 저마다의 음악 감상 패턴과 개별 곡을 분석해 추천곡을 엄선해주는 ‘믹스테잎(Mixtape)’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첫 선보인 뒤 올 벚꽃 시즌에는 이용자 별 봄시즌 추천 플레이리스트가 제공됐다. 앞으로 계절마다 믹스테잎을 통해 개인화된 추천곡이 서비스될 예정이다.

▶인별 정산방식 “후발주자니까 시도...도입은 ‘의지’의 문제”=바이브는 지난해 음원 시장에 ‘인별 정산방식’이란 화두를 던졌다. ‘사재기’ ‘스트리밍 총공격’ 등 시장 왜곡을 낳은 비례배분제의 한계를 깬 첫 시도였다. 해외서 시범 도입한 사례는 있었지만 이를 상용화한 건 지난 5월 바이브가 세계 최초다.

인별 정산방식은 소비자가 들은 음원의 저작권자에게만 음원 사용료를 지급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른바 ‘내돈내듣’(내 돈은 내가 들은 아티스트에게 지급)을 통해 투명한 음원 정산이 가능하다는 게 바이브 측의 설명이다. 바이브에 음원을 유통하는 340곳 중 311곳(91%)이 도입했다.

여전히 카카오엔터, 드림어스컴퍼니 등 대형 음원 유통사들의 참여는 미진하다. 음원 플랫폼을 운영하는 경쟁사기 때문에 도입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에선 인별 정산방식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를 논의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음악산업발전위원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주로 ‘데이터 신뢰도’와 ‘도입 필요성’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우선 데이터 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이브가 제시한 데이터가 1년도 채 되지 않은 데다, 국내 경쟁사에 비해 이용자가 적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음원이 계절적 영향을 받는 만큼 적어도 1년치 데이터가 쌓일 필요가 있고, 이용자 집단이 적은 점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책임리더는 “일년이 부족하다면 2년, 3년치 데이터를 드리면 되는 문제”라며 “명분에 공감한다면 자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판단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투명한 정산 구조를 구축하고 소외된 아티스트에게 분배를 늘려준다는 데 공감한다면 결국 ‘의지’의 문제라는 것이다.

도입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있다. 정작 음원료를 배분받는 아티스트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자가 앞장선 형국이라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 책임리더는 “창작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다”며 “팬데믹으로 공연이 없어 거의 음원 수익에 의존하는 지금이 오히려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후발주자기 때문에 비용을 감수하면서라도 용감하게 해볼 수 있는 시도였다”고 덧붙였다.

▶ “신탁단체도 도입 기대...징수규정 개정안 함께 논의 중”=바이브는 기존 유통사 위주의 도입을 넘어,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로 확대 적용을 꾀한다.

많은 유통사들이 동참하고 있지만, 아직 음악 신탁단체서 4곳은 비례배분제를 운영 중이다. 비례배분제 중심의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이 변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바이브는 복수의 신탁단체와 함께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인별 정산방식이 음원 생태계에 안착하기 위해선 음악 신탁단체 4곳을 빼놓을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한 음원사용료 징수규정에서 인별 정산방식 채택이 가능해지면 신탁단체들의 도입 여건도 마련된다. 이 책임리더는 “신탁단체와 함께 문체부에 개정안을 제출하면 올해 안에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동현 기자

사진=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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