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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찾은 봄…베토벤으로 전하는 희망 찬가
16주년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한국 연주자가 중심…중견ㆍ신진의 조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다시 ‘봄’이다. 해마다 봄이 오면, 클래식계에선 전통의 실내악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6주년을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5월 13~23일, SSF)다. 팬데믹이 당도한 지난해엔 봄이 아닌 가을에 열렸으나, 올해에는 예정대로 돌아왔다.

2021년의 주제는 ‘환희의 송가’.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을 그대로 가져왔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었던 2020년 같은 주제를 정하고, 베토벤 레퍼토리를 꼼꼼히 준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이어지며 주제가 변경됐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은 “팬데믹으로 무산됐던 ‘베토벤 탄생 250주년’ 프로그램이 90% 가량 돌아온다”고 말했다. 축제에선 그동안 연주되지 않은 베토벤 곡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강 감독은 “11회 공연에서 연주할 13곡 중 10곡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서 한번도 선보이지 않은 희귀한 레퍼토리”라고 설명했다. 알려지지 않은 곡을 연주하는 것 역시 16년간 이 축제를 이끌어온 강 감독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축제에선 ‘환희의 송가’는 물론 ‘비올라와 첼로를 위한 이중주-안경’ 등 10곡이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베토벤 외에도 다양한 실내악 곡이 편성됐다. ‘악마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는 니콜라 파가니니가 남긴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콘체르티타’를 비롯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요제프 크로굴스키, 프리드리히 쿨라우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지난 16년간 축제의 본질을 지키며 실내악의 가치를 알려왔다. 강 감독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한국에서 열리는, 한국인 연주자들이 중심이 된 축제라는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한국 내에선 의미가 없을 지라도 국제적으로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전 세계에서도 이러한 규모의 순수 실내악 페스티벌은 없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서울스프링실내악페스티벌에선 연주자 선정에도 해마다 공을 들이고, 새로운 음악가들을 발굴해왔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손열음 등 세계적인 스타 연주자들도 SSF를 거쳐갔다. 올해에는 총 52명의 연주자가 참여한다. 축제의 시작부터 함께 한 김상진(비올라) 김영호(피아노) 박상민(첼로) 등 중견 연주자와 김다미(바이올린)·문지영(피아노)·최나경(플루트) 같은 스타 연주자, 10대 시절부터 참석해 성인이 돼 이화윤(비올라) 등 20대 초중반의 차세대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김규연(피아노), 김준희(피아노), 박규희(기타), 박종호(기타), 이진상(피아노), 한수진(바이올린)은 이번에 처음으로 SSF에 참가한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강 감독은 “핵심 연주자가 누구냐에 따라 축제의 정체성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매년 축제에 참여하는 연주자들이 바뀌면 아이덴티티가 흔들릴 수 있어 기존 연주자들과 새로운 연주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게 균형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여러 세대의 음악가들이 같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연주자들은 실내악을 많이 할 기회가 없어 이런 무대를 통해 경험 많은 음악가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코로나19의 위협이 시시각각 도사리고 있는 시기이지만, 실내악 축제는 감염병의 위기에도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축제라는 것이 강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실내악은 감염병의 상황에서도 가장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장르”라며 “대규모 편성이 필요한 오케스트라 공연과 비교해 소편성 위주인 실내악은 방역 면에서도 통제가 쉽고 연주도 용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지만 ‘환희의 송가’를 주제로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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