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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관련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본격 진입하는 첫 사례로 이후 금융시장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비트코인 값이 40만달러까지 치솟는다면 코인베이스 기업가치가 1조달러가 될 수 있다는 섣부른 관측까지 나올 정도다.

코인베이스 상장을 하루 앞둔 14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처음으로 개당 6만3000달러를 넘었고,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대장격인 이더리움도 개당 2300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로써 전체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2조2000억달러에 육박, 세계 최대 주식인 애플 시총(2조2570억달러)을 곧 넘어설 태세다.

비트코인 등을 매매하는 거래소가 주식시장에 공식 진출한다는 것은 가상자산이 다른 자산과 동일 선상에 서게 됐다는 상징일 뿐 아니라 가상자산 투자의 대중화도 가능해진다. 이달 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내 처음으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승인한다면 가상자산은 코인베이스 상장에 이어 ‘두 날개’를 다는 셈이 된다. 세계 최초로 캐나다에서 출시된 비트코인 ETF(퍼포즈 ETF)의 운용 규모는 13일(현지시간) 10억달러를 넘었다.

상장 전일 코인베이스 주식의 준거가격은 250달러로 정해졌다. 준거가격은 장외 가격과 투자은행들의 투입 규모를 반영해 거래소가 제시하는 값으로, 시초가와는 다르다. 준거가격 기준으로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는 653억달러(완전 희석 기준)이지만 상장 후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총 기준 미국 기업 85위에 해당한다. 뉴욕증시거래소의 모회사인 대륙간거래소(ICE)의 시총이 661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코인베이스 기업가치는 전 세계 거래소 중 1위가 된다.

코인베이스 상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크게 늘어난 기관투자 비중이다. 코인베이스가 SEC에 제출한 상장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28%에 불과하던 이 비중은 지난해 62%까지 상승, 개인을 앞질렀다. 기관투자 비중 확대는 가상자산의 최대 취약점인 변동성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테슬라 등 주요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이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에서 기관투자자로 시장의 주역이 바뀌고 있는 점은 이미 기관 비중이 높은 코인베이스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설립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코인베이스는 전 세계 100개국 넘는 곳에서 4300만명 고객과 1200명 직원을 두고 있다. 2020년 지난해 코인베이스는 매출 13억달러에 처음으로 3억2200만달러 수익을 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8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다. 월별 이용자 수는 610만명이며, 자산 규모는 2230억달러로 전체 가상자산시장의 11.3%를 차지한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의 예상 시가총액 1000억달러는 2021년 예상 순이익 32억달러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31.2배”라며 “상장 초기 높은 변동성과 밸류에이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