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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치용 선수촌장 “남은 100일 담금질...金7개·종합10위 목표”
도쿄올림픽 D-100
“양궁·태권도 스타트 잘 끊으면
목표치 이상 달성 가능” 기대감
진천선수촌도 방역·안전에 만전

‘잘 쉬어야 좋은 경기’ 휴식 강조
대회 가까워오자 심리상담 늘어
“불확실성이 오히려 기회” 조언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100일을 앞둔 한국 선수단의 준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천=이상섭 기자

“이제 남은 100일 동안 어떻게 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코로나19 시대에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끝까지 집중력있게 준비해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얻도록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막(7월23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에게 다시 ‘승부의 시간’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20년 간 남자배구 우승 제조기로 명성을 떨친 신치용(66) 진천 선수촌장이 남은 100일간 최상의 훈련 환경을 제공해 태극전사들에게 승리의 성취감을 맛보게 하겠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신치용 촌장은 8일 진천선수촌서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7개와 종합 10위”라며 “대회 초반 양궁과 태권도에서 금메달이 5개 이상 나온다면 목표치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펜싱과 여자골프, 사격, 자전거, 근대5종도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종목이다.

신 촌장은 “메달도 메달이지만, 아무래도 일본에서 열리다 보니 한일전 등 자존심 대결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과 경합 종목인 유도와 탹구, 레슬링 등에서 선전을 바라고, 특히 야구와 축구에서 마지막 장식을 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27개 종목에서 선수 340여 명이 도쿄올림픽 무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월 30일자 기준 160명이 19개 종목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8일 현재 10개 종목 선수와 지도자 220명이 선수촌에서, 14개 종목 348명이 선수촌 밖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역시 방역과 안전이다. 신 촌장은 “이틀에 한번 체육관을 소독하고, 철저한 거리두기에 식사도 종목별 시간차를 두고 하지만 늘 긴장상태다”고 했다. 선수촌의 상징이었던 새벽 단체훈련도 자율로 바뀐지 오래다. 주말 외박과 외출은 아예 금지했다. 3주 훈련 뒤 귀가해 2주 내 귀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재입촌 때마다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

신 촌장은 “외출·외박이 금지되면서 선수촌 곳곳에 비치된 건의함에 민원이 쇄도한다. ‘답답해 미치겠다’ ‘왜 가둬 놓느냐’ ‘인권 침해 아니냐’고 하는데, 어쩔 수 없다.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모든 훈련이 올스톱되고 선수들을 전부 격리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신 촌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먹거리와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양제 등 먹어야 할 것보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신경써야 한다”며 “외부음식 배달을 막았더니 홍어·보쌈 등이 택배로 배달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20년간 지도자 생활 하면서 다 보지 않았나. 밤에 라면, 치킨, 탄산음료 먹다보면 몸상태가 최악이 된다. 그래서 삶은 계란과 고구마, 과일 등 저녁간식을 따로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2019년 선수촌장에 부임하면서 강조한 것 중 하나가 선수들의 휴식권이다. ‘잘 쉬어야 좋은 경기 한다. 좋은 휴식이 곧 좋은 훈련이다’는 지론이다.

“국가대표는 컨디션과 의지에 따라 다 알아서 잘하는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잘 쉬지 못한 상태에서 훈련할 경우 80% 밖에 못합니다. 80%짜리 훈련은 나쁜 습관을 부르고, 그러면 다칠 위험이 크죠. 100% 짜리 훈련을 해야 좋은 성적이 나지 않겠습니까.”

현재 진천선수촌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올 케어’ 팀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영양과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신 촌장은 “1년 전 올림픽 연기가 발표됐을 때 선수촌 분위기가 매우 안좋았다. 나이 많은 선수들, 작년 7월에 컨디션과 랭킹을 최고조에 맞춰놓은 선수들, 일생일대의 기회가 날아갈까봐 불안해 하는 선수들이 주로 올케어 팀에 심리상담을 요청했다. 올해도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면담요청 10명 중 7명은 심리상담을 원한다”고 귀띔했다.

“너를 이길 사람은 너밖에 없다.” 신 촌장이 불안해 하는 선수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그는 “코로나19시대 전세계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조건이다. 절제와 집중력을 갖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다. 이런 환경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코로나19로 전지훈련도 못가고 실전같은 훈련이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자신의 명예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선수들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옆에서 최대한 돕겠습니다. 그게 제 역할입니다.” 진천=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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