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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건축 되겠지”…올해 노후 아파트값 상승률, 신축의 2배 수준
준공 20년 넘은 아파트 가격 1.27% 상승
반면 5년차 이하 0.70%…5년~10년 0.78%
“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 확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올해 들어 재건축 추진 단지 등 노후 아파트 가격이 신축 아파트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를 피하기 위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을 서두르고 있는 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의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보다 1.2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인 신축 아파트는 0.70%, 5년 초과 10년 이하인 아파트는 0.78% 올랐다. 1.8배 이상 오른 셈이다.

권역별로 보면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은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동남권에서 1.6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동북권 1.19% ▷서남권 1.17% ▷서북권 0.95% ▷도심권 0.91% 등의 순이었다.

재건축 아파트는 해당 지역의 전체적인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주간 누적 기준 1.05% 올랐다. 송파구가 1.64%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1.33%), 마포구(1.32%), 서초구(1.30%), 양천구(1.29%), 노원구(1.25%)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모두 재건축 호재가 있는 곳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사업 추진 기대감이 확대되며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일반 아파트 시장과 다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규제 완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가격이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17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아파트를 조합설립 인가 이후에 구입하면 입주권을 주지 않기로 했다. 이에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조합설립 절차를 마치려 사업에 속도를 냈고 사업 추진이 빨라지자 매수세가 몰리며 집값도 뛰었다.

실제 조합설립 인가를 앞둔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3구역 현대2차 전용면적 198.41㎡는 지난달 5일 63억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1월 52억원보다 11억원 높은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전용 82.51㎡가 지난달 5일 26억81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올 1월 23억원보다 3억8000만원 이상 올랐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에서도 월계동 현대아파트 전용 59.95㎡의 실거래가격이 지난해 12월 6억7000만원에서 이달 2일 7억4700만원으로 8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특히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공언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일부 단지에선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도한 재건축 기대감으로 시장이 과열되면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며 “대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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