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글로벌 경쟁의 냉혹함 거듭 일깨운 LG폰 철수

LG전자가 결국 스마트폰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때 세계 시장점유율 10%를 넘나들던 ‘LG폰’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1995년 휴대폰 제조업에 진출한 지 26년 만의 일이다. LG전자가 모바일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2015년 2분기 이후 지금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그 누적액이 5조원에 이르다 보니 더는 버티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하는 LG로선 불가피한 선택이다.

LG전자의 모바일사업 철수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글로벌 시장 경쟁의 냉혹함을 거듭 일깨우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의 흐름에 적극적이고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누구든 살아남지 못한다는 엄중한 현실인식이 그 핵심이다. 실제 피처폰이 모바일시장을 장악할 때만 해도 LG폰은 경쟁력이 건재했다.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 인기 제품이 잇따라 출시됐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를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휴대전화의 흐름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의 대응이 기민하지 못했다.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이미 선두그룹의 벽은 더 견고해졌고, 그 격차는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커졌다. 그렇다고 중저가폰시장에서 힘을 쓸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에도 크게 밀렸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바일사업은 접더라도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한다는 LG전자의 기본 방침이다. 비록 처절한 실패를 맛보기는 했지만 LG전자는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된 원천기술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6세대(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다. 그런 만큼 지속적 연구·개발은 당연하다. 배터리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더욱 키워나가겠다는 LG전자의 미래 신사업 전략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핵심 기술이다.

기업은 물론 정부도 LG전자 모바일사업 실패가 던지는 시사점을 잘 새겨야 한다. 글로벌 시장은 그야말로 포연 없는 전쟁터라는 게 이번에 또 입증됐다. 이 전쟁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생기고,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기업이 마음 놓고 싸울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는 게 그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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