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열린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추념식은 제주 4·3평화공원 제주 4·3평화교육센터에서 개최됐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과 2020년 제72주년 추념식에 이어 재임 중 세 번째로 제주 4·3평화공원에 방문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참석이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특별법'(이하 4·3특별법) 전부개정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고,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추념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의 첫 참석이다. 청와대는 "공권력 집행기관의 책임자로서 4·3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제73주년 추념사를 통해 4·3특별법 통과를 위해 힘을 모아준 여야 정당 관계자와 4·3단체, 4·3유족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4·3 추념식의 타이틀은 제주어인 '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로 정해졌다.

이번 추념식에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4당 대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임종 제주 4·3유족회장, 양조훈 제주 4·3평화재단이사장,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추념식은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 전역에 1분간 울린 묵념 사이렌으로 시작됐다.

추념식 사회는 신영일 아나운서와 제주 출신 조수빈 아나운서가 맡았다.

개식 영상에서는 제주 흥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부르는 창작곡 '동백이 되어 다시 만나리'에 맞춰 제주의 관광지들이 소개됐다. 소개 영상에 나온 관광지들은 4·3사건 당시 수많은 도민들이 희생당한 학살터였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오임종 제주4·3유족회장이이 묵념사를 낭독했다. 제주 출신 김수열 시인이 집필한 ‘우리의 4·3이 따뜻한 봄으로 기억되는 그날까지’라는 제목의 추모글이다.

제주출신 배우 고두심 씨는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을 낭독했다. 이 글은 현재 제주4·3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제주 출신 허영선 작가의 글이다.

4·3사건 당시 부모와 오빠를 잃은 손민규(여· 87세) 씨의 사연을 외손녀 고지형(21세·전남대 1학년), 고가형(17세·대정여고 1학년) 자매가 읽었다. 손 씨의 오빠는 군사재판을 받고 복역 중 행방불명됐다. 손 지난 3월 1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손 씨는 법정에서 “우리 오빠, 명예회복만 해줍써”란 말을 남겼다.

추모 공연은 남성 3인조 ‘스윗소로우가 부르는 '푸르른 날'로 꾸몄다. 노래가 흐르는 동안 제주 4·3사건 희생자 1만4000여 명의 이름이 다양한 모양의 동백꽃과 함께 배경을 이루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