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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서울 도시경쟁력 추락, 국가 미래 성장력에도 경고등

서울의 도시경쟁력 순위가 최근 5년 동안 크게 하락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AT커니에 따르면 세계 150개 도시 중 2015년 11위였던 서울의 순위가 지난해에는 17위로, 6계단이나 내려앉았다. 특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행정역량 등 미래 성장잠재력을 평가한 순위에선 같은 기간 12위에서 42위로 30계단이나 추락했다.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도시전략연구소가 평가한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 순위에서도 서울은 같은 기간 6위에서 8위로 미끄러졌다. 도시환경과 문화에선 후한 점수를 받았지만 산업 인프라, 인재 확보 및 민간 투자 등 경제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탓이다.

대도시 간 경쟁이 국가경쟁을 좌우하는 메가시티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서울의 도시경쟁력 추락은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도시별 미래 성장잠재력을 평가하는 AT커니의 글로벌도시전망(GCO)은 경제, 혁신, 개인 웰빙, 거버넌스 등 13개 항목으로 10년 후 성장잠재력을 평가한 지표다. 서울이 이 지표에서 30계단이나 수직하락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서울이 톱 5(뉴욕 런던 파리 도쿄 베이징)에 든 도시보다 기업환경 등 매력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도시가 매력을 잃으면 해외 기업 유치가 힘들고, 그러면 일자리와 생산력이 감소돼 미래 성장이 암울해진다. 세계적 도시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엄청난 비용과 소프트파워(규제 완화, 노동유연성 등)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법인세를 파격적으로 낮춘 아일랜드의 더블린, AI 스타트업 성지로 부상한 캐나다의 토론토 등은 이 같은 노력으로 순위가 뛰어올랐다.

노무현 정부 때 한국을 홍콩, 싱가포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시아 3대 금융허브로 키운다는 로드맵을 수립했지만 허망한 꿈이 되고 말았다. 홍콩, 싱가포르에 비해 법인세, 소득세가 높고 노동시장도 경직돼 있다 보니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도시재생 등 개발 억제 정책을 고수해온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임기 3기를 맞아 여의도·용산 통개발 마스터플랜을 내놓았던 것도 뒤늦게 도시경쟁력에 눈을 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마천루가 즐비한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한강을 연계한 수변도시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 자극’이라는 여론에 밀려 포기한 것이 아쉽다. 4·7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시티가 도시경쟁력을 가름하는 전환기를 맞았다. 국가의 성장엔진이자 경제 운명을 좌우하는 수도 서울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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