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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다윗을 키우자]어반베이스 “게임하듯 내맘대로 인테리어…3D 홈디자인 필수시대”
하진우 대표 “2D 도면→3D 공간데이터 변환
가구·가전·인테리어 업계 필수툴로 각광받아”
올해 석달만에 전년매출 2배 초과 급성장
日시장 진출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도 노크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가 3D 공간 데이터 구축 기술인 오토스케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코로나19로 가구·인테리어·가전 등 모든 리빙산업에 비대면 소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오토스케치는 3D 홈디자인을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툴이라고 자부한다.”

3D공간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는 독자 개발한 ‘오토스케치’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토스케치는 2D 도면 이미지를 단 몇 초만에 3D 공간으로 자동 변환해주는 신기술이다.

어반베이스는 지난 2014년 창업해 올해 7년차의 적지 않는 기간동안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건축학도였던 하 대표가 3D 공간데이터에 주목한 것은 기존 2D 도면만으로 건축설계를 하면서 부딪혔던 한계 때문이다.

하 대표는 “건축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는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건축에 적용되는 갖은 규제와 제약, 건축주의 의도 등 변수가 존재했다. 이를 단순한 평면도면으로 구현해내기까지는 넘어야할 벽이 너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컴퓨터 게임처럼 직관적으로 공간을 체험하고, 그 공간을 꾸며볼 수 있는 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어반베이스의 오토스케치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3D공간 데이터 변환·수집 프로그램. 이전까지 3D 공간데이터는 건축 디자인 등 전문가 영역에서 일부 활용돼왔다. 데이터 수집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소요되는 저효율 고비용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어반베이스의 오토스케치 기술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학습된 알고리즘에 따라 도면이 그려진 이미지 파일을 프로그램이 3D로 변환한다.

여기에 이미 입력된 건축관련 법규와 완공 당시의 건축 트랜드를 반영해 문, 창호 등의 형태도 스스로 구현한다. 오토 스케치 기술은 2016년 국내에서 첫 특허 등록된 이후 지난 2019년 일본, 미국, 유럽에서도 특허를 인정받았다. 어반베이스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전국 아파트의 95% 이상의 3D공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는 서너곳뿐. 어반베이스의 경쟁력은 타사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풍부한 데이터 보유량과 정확성이다. 여타 업체들의 경우 수작업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고객이 요청하면 하루도 안돼 해당 건축물의 3D 공간 데이터를 변환해 제공한다. 2D 도면을 입력하면 해당 지역의 건축법, 조례 규정 등을 모두 적용해 3D 결과물이 나온다.

3D 공간 데이터 시장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산업을 넘어 공공서비스 분야까지 그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어반베이스의 실적도 이에 비례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4배 증가하고, 올해는 석달만에 지난해 매출의 2배를 넘어선 것은 이를 방증한다.

어반베이스는 이에 발맞춰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데 본격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올 하반기 벤처투자자들과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어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선다. 내년 중에는 증시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는 게 하 대표의 설명이다.

어반베이스의 오토스케치 기술이 적용된 ‘3D 홈디자인’ 적용 예시. [어반베이스 제공]

어반베이스는 3D 도면데이터와 7000여개의 각종 제품을 3D모델링해 인테리어를 가상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3D 홈디자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공간에 가구·가전은 물론 창호, 마루, 벽지 등을 배치할 수 있다. 현재 LG전자, 퍼시스, 에이스침대 등 국내 40여개 브랜드가 ‘3D 홈디자인’을 공간 컨설팅 툴로 활용하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올해 국내 가구·인테리어 톱10 기업에 ‘3D 홈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용 이외에도 일반 소비자를 위한 B2C 버전 서비스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어반베이스는 스타트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해외 현지 법인도 운영중이다. 2019년 일본 대기업들과 계약이 성사되며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3.5배에 달하는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딛은 것. 어반베이스가 일본 진출에 성공한 것은 한국과 유사한 주거문화와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높게 인정해주는 일본 시장의 특성이 작용했다.

하 대표는 “일본 인구의 절반이 맨션에 거주하고 있는데, 2D 도면을 3D 공간 데이터로 변환해 사업화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스미모토 같은 부동산기업, 일본 최대 가구업체인 니토리, 소프트웨어 판매를 대행해준 소프트뱅크 등이 큰 관심을 보였고 실제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 어반베이스 전체 매출의 70%가 일본에서 발생할 정도로 현지 비즈니스가 안착한 단계다”라고 밝혔다.

한편, 어반베이스는 3D인테리어 솔루션 스타트업인 아키드로우에 특허침해를 놓고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어반베이스의 ‘2차원 도면 기반 3차원 자동 입체 모델링 방법 및 프로그램’ 특허가 적용된 3D 인테리어 플랫폼의 주요 내용을 모방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2017년부터 특허침해 사실을 포착했음에도 상생을 위해 묵과해왔지만, 아키드로우가 프로그램 라이센스 비용을 과도하게 낮게 책정하는 저가공세를 통해 가격경쟁을 무위로 만들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 대표는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간의 법정 공방이 득이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 관망해왔지만, 회사가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묵과할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며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서로의 기술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페어플레이를 통해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아키드로우 측은 “어반베이스가 주장하는 특허 침해 내용은 전혀 사실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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