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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행 좇는 붕어빵 상품’ 투자자 혼란
상장 ETF 473개...코스피 종목의 절반 육박
투자전 구성종목·구성비율·총보수 확인을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겸비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팽창하자 유사 ETF의 급증과 이에 따른 거래량 급감 등 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 있던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 상장한 ETF는 총 473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날 기준 코스피 상장 종목인 921개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ETF의 시장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들이 너도 나도 유사한 성격의 ETF 상품을 내놓은 데 따른 결과다. 실제 ETF 시장에는 동일한 기초 지수를 추종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만 12개에 달한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토탈리턴(TR) ETF까지 합치면 19개로 나타났다. 이름도 ‘KODEX 200’, ‘KOSEF 200’, ‘KODEX 200TR’ 등으로 모두 유사하다. 더 나아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ETF는 17개, 미국달러선물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10개에 달한다.

이처럼 ETF 이름이 유사하다보니 종목들 간에 차별점을 구분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사 ETF가 급증하는 만큼, 구성 종목과 구성 비율을 투자 전에 필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간접 투자를 고려하는 경우, 반도체 ETF라고 해서 무조건 삼성전자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매출 절반 이상이 가전과 모바일 부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를 KRX 반도체 지수가 아닌 KRX 정보기술 지수에 편입한다.

이에 KODEX 반도체 ETF에는 삼성전자가 없다. SK하이닉스, DB하이텍, 원익IPS 등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대신 KODEX IT ETF에 포함돼 있다.

이름이 비슷한 ETF라도 구성 비율 또한 상이할 수 있다. ‘KODEX 2차전지산업’ ETF는 구성 종목별 비율이 포스코케미칼(17.32%), LG화학(16.32%), SK이노베이션(16%) 순이다. 하지만 ‘TIGER 2차전지테마’ ETF는 포스코케미칼(12.66%), SKC(10.6%), SK이노베이션(9.4%) 순이다.

자산운용사 별로 ETF 총보수도 다르다. 총보수는 ETF 투자자가 1년 동안 내야하는 수수료 총합이다.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 ‘KODEX 200’의 총보수는 0.15%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총보수는 0.05%, KB자산운용의 ‘KBSTAR 200’의 총보수는 0.017%다.

ETF 상품이 급증하며 투자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ETF가 속출하자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ETF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낮은 총보수에 혹해 투자를 하다 자칫 호가의 격차가 벌어져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 시가총액이 100억원에 못미치는 ETF는 169개에 달한다. 이는 전체의 36%에 해당한다. 최근 한달 동안 거래금액이 10억원이 안되는 ETF도 152개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은 ETF에 투자하게 되면 비싸게 사고 저렴하게 판매할 가능성이 커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보통 시가총액이 클수록 거래량도 많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큰 ETF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박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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