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를 두고 여야 정치권이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최악의 총장”, “정치검사의 전형”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을 향해 “법치 파괴 행위”라며 정권심판을 경고하고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마지막까지 공직자의 본분을 저버리고 편견으로 점철된 정치검사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했다. 또 “검찰총장 직위를 이용한 최악의 총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사퇴는 정계 진출을 위한 것이라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의 사의 표명은 정치 개시를 위해 미리 기획한 행보”라며 “법치는 명분이고 정치검사의 기득권과 정치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이 분명해졌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권력욕 하나로 정치 해보겠다는 윤 전 총장이 조만간 정치판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자기도취에 빠진 야망 정치의 결말은 뻔하다. 민간인이 된 윤 전 총장이 무엇을 하든 신경쓰지 않고 사법정의 실현 위한 검찰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윤 전 총장의 1년 반을 요약하면 검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과의 약속,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1년 반”이라며 “공이 있다면, 역대급 제식구 감싸기로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각성시켰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신현수 전 민정수석과 윤 전 총장 사퇴를 나란히 거론하며 “이 두 명의 사퇴가 지금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가 무너진 현실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맹폭했다.

문 대통령을 향해서는 “민정수석과 검찰총장이 한 날 한 시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문 대통령은 여태 묵묵부답”이라며 “대통령의 선택적 침묵에 국민들은 좌절하고 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앞으로도 계속 법치파괴 행위를 할 것인지 대통령이 국민 앞에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이제라도 검찰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추진하는) 법치 파괴를 즉각 그만둬야 한다”며 “문 정권은 눈엣가시였던 윤 전 총장이 물러났으니 검찰개혁을 자신들 뜻대로 마음대로 밀어붙일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크나큰 국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