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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C+가 부른 유가 폭등…절정 치닫는 인플레이션 우려[株포트라이트]
OPEC+ 4월 산유량 동결…WTI 2년 만에 최고치
유가 상승 여파 인플레이션 부담 커져
시장 금리 상승에 금 가격은 연일 약세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국제 유가가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의 4월 산유량 동결 소식에 폭등하며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가격을 회복하고 2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미국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비트코인의 폭등세 속에 달러 대체 자산으로 주목받던 금값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OPEC+ 예상 깨고 “4월 증산 없다”…국제유가 폭등에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55달러(4.2%) 폭등한 63.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19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유가 상승은 OPEC+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4월 산유량을 거의 동결하기로 합의하면서 촉발됐다. OPEC+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만 각각 하루 13만 배럴과 2만 배럴 증산을 허용했으며, 나머지 산유국은 3월과 같은 산유량을 유지키로 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3월까지로 약속했던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4월에도 이어가기로 하면서 유가 상승의 도화선을 당겼다. 당초 시장에서는 OPEC+가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평균 50만 배럴 늘리고, 사우디도 자발적 감산을 철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향후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최근의 상승폭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유가 상승세는 미국 텍사스 지역의 한파 이슈를 고려하더라도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코페르니크 글로벌 인베스터의 앨리사 코코란 이사는 “단기 원유 수요는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만큼 OPEC+가 적절한 결정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공급 제약으로 유가가 오르면 다른 산유국들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주식 시장에 불안감을 안기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조짐에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OPEC+의 결정은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에 고민을 안길 수 있다”고 했다.

▶ 달러화 강세·비트코인 폭등세에 바닥 뚫린 금값= 유가가 급등한 반면, 국제 금값은 연일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9%(15.10달러) 내린 1700.70달러에 마감됐다. 온스당 1923.1 달러로 새해를 시작했던 금 가격은 불과 2개월 여만에 10% 넘게 하락했다.

금 가격의 하락은 대척점의 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의 강세에 따른 현상으로분석된다. 최근 미국 시장 금리가 급등하자 달러화는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71% 상승한 91.609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 가격의 약세에는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강세 또한 영향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과 벌이고 있는 달러 대체 자산 지위 경쟁에서 금이 패배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달 16일 처음으로 5만달러를 돌파한 바 있으며, 최근 조정이 이뤄졌음에도 4만7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OCBC은행의 하위 리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계속 낮게 유지할 계획이라면 국채 금리 곡선은 계속 가팔라질 것이고 이는 금에 계속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전략가는 “금은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10% 하락했고 여전히 매우 취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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