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LH 직원 투기, 해명과 처분에 공공개발 명운 달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100억원대 땅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LH 직원과 관계인 13명이 3년 전인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2020년 6월까지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광명·시흥신도시 토지 2만3000여㎡(약 7000평)를 사들였다는 것이다.

의혹을 제기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제보를 토대로 토지대장을 확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국토부와 LH가 공식 조사에 들어갔으니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지만 이미 밝혀진 내용만 봐도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투기라는 확신이 들 정황이 그렇게 많다.

우선 이들이 매입한 토지대금 100억원 중 58억원이 은행대출이다. 확실한 정보 없이 그 많은 빚을 내서 땅을 사기는 힘들다. 게다가 이들은 매입 후 땅을 대토보상 기준인 1000㎡로 쪼갰다. 내부 정보를 잘 아는 사람들이니 보상으로 대신 받을 토지는 핵심 상가가 될 테고 투자수익은 증폭된다. 이들은 택지 지정 발표 후 매입 농지에 나무까지 심었다. 보상을 극대화하려는 꼼수임은 물론이다. 들키지 않을 차명도 아니고 아예 자기 이름으로 이 같은 일을 벌였다는 사실이 오히려 의아할 정도다.

해당 직원들이 대부분 택지나 개발지구 지정업무와 무관한 보상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데다 내부 규정으로도 개인투자까지는 제한하지 않는 만큼 불법으로 처벌하기 힘들 것이란 얘기가 벌써 나온다. 허점을 알았다는 것이다. 설령 문제가 되더라도 처벌은 도의상 퇴직에 불과하고, 얻게 될 개발이익이 워낙 크니 감수할 만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조사 후 환수가 결정되고 이들이 반발해 국가를 상대로 송사에 들어간다면 이 같은 분석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

사실이야 어찌 됐든 이번 투기 의혹이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빙산의 일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 예정지 전역에 이 같은 내부자 투기가 만연됐을 가능성도 있다. 6곳의 3기 신도시 전수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철저한 조사와 함께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를 막을 시스템도 재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공기관의 공급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는다. 그건 부동산 정책의 뿌리가 흔들리는 일이다. 가뜩이나 집값, 전셋값 상승으로 서민들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와중에 벌어졌으니 더욱 그렇다. 투기자 처벌에 그칠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당국은 이번 투기 의혹 사태의 철저하고 명쾌한 해명에 공공개발 정책의 명운이 걸렸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4 공급대책에 포함된 신규 택지 대부분은 아직 발표도 하기 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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