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속으로] 다름이 뭉치면 힘이 된다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만보 이상을 걷는다. 올겨울은 추운 날도 많았고, 눈도 많이 와서 정말 걷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 겨울의 끝자락에 서보니 그래도 쉬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이번 겨울 또한 감사하다.

“재단은 ‘한 지붕 세 가족’이라 문제가 많습니다.” 지난해 4월 노사발전재단에 부임해서 정말 많이 들었던 말이다. 2011년 당시 국제노동협력원·노사공동전직지원센터·노사발전재단 3개 기관을 통합해 ‘노사발전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조직과 예산은 물론 특히 출신이 다른 직원 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었다.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했다. 다양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는 예산구조에 있었다. 애초 3개 독립된 기관에서 행하던 사업에 추가로 사업이 더해져 13개에 이르는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사업 간 ‘예산 칸막이’가 쳐있고, 인건비와 운영비를 사업비에서 쪼개 써야 하다 보니 제대로 월급을 올려줄 재원이 없어 그것이 10년간 쌓인 결과,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중 인건비 수준이 제일 낮음은 물론 그 격차도 매우 심하게 벌어져 있었다. 그 결과는 높은 이직률과 낮은 사기, 불신으로 이어졌고 결국 재단의 전문성과 신뢰성 위기라는 결과를 낳았다.

곧바로 임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재단 종합발전계획을 만들었고, 그 후 정말 좌충우돌 뛰어다녔던 것 같다. 그 결과,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을 통해 13개 사업별로 흩어져 있던 인건비와 운영비를 하나의 바구니로 통합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이뤄졌다. 모든 재단 직원의 하나 된 염원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많은 기관의 공감대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재단의 일과 역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하니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3개 기관을 통합한 공공기관인 만큼 재단은 크게 3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우선 노사상생과 일터 혁신을 현장에서 선도하는 일이다. 아울러 노사상생형 일자리 모델 발굴(광주·군산 등), 고용상 성차별 및 비정규직 차별 예방과 개선 또한 중요한 업무다. 두 번째가 중장년 생애경력설계 등 40대 이상 중장년 일자리 지원, 인생 2·3모작 촉진 등 업무다. 마지막으로 공적개발원조(ODA) 등 국제 노동교류 협력, 해외 진출 우리 기업·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노사관계 지원, 주요 현안 국제 홍보 등을 통해 국가신인도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예산구조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 사업들이 서로 연계되지 못한 채 단편적이고 분절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이 사업들의 방향과 내용을 혁신함과 동시에 적극 연계해 사업 성과를 높이고 우수 사례를 지속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직도 개편해 현장 서비스 조직을 단순한 개별 사업별 지역센터가 아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사 형태의 조직으로 발전해나갈 계획이다.

공공기관의 사명은 ‘국민에 대한 봉사’다. 그런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였던 예산구조 통합을 이루면서, 이제 재단은 ‘한 지붕 한 가족’이 되는 기틀을 만들었고, 임직원 모두가 ‘우리(We)라는 하나 된 울타리’ 안에서 발전해나갈 꿈을 꾸고 있다.

처음엔 서로 달랐고, 또 지금도 다양한 생각과 모습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 재단이다. 그러나 서로의 지향점이 같다면,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면 그 다름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차원이 다른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엘리노어 루스벨트 여사의 말처럼 “미래는 꿈의 아름다움을 믿는 자들의 몫(The future belongs to those who believe in the beauty of their dreams)”이기에.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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