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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게임’ 들어간 이항, 롤러코스터 주가…서학개미 보유지분 대거 매도 [株포트라이트]
“사실 아니다”…이항 의혹 부인에 주가 68% 급등
“집단소송 제기” 법적 대응 나선 미국 투자자들
‘제2의 테슬라’냐, ‘제2의 루이싱커피’냐
6000억 보유 서학개미, 절반 가량 매도
이항 드론[이항 홀딩스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중국 드론업체 이항(Ehang) 홀딩스의 허위 계약 파문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항의 의혹 부인에도 미국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공매도 보고서로 16일(현지시간) 급락했던 이항 주가는 17일 70% 가까이 급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6000억원 가량을 이항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16~17일 40% 가량을 매도하며,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발단은 공매도 투자업체 울프팩 리서치의 보고서였다. 울프팩 리서치는 공매도 보고서를 통해 이항의 계약부터 매출까지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폭로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중국 광저우 본사와 공장및 납품 계약을 맺은 업체 쿤샹을 들었다. 상하이 쿤샹 홈페이지에 언급된 주소 3군데를 확인한 결과, 2곳은 허위였고 나머지 1곳도 직원 한 명만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12월 기업공개(IPO) 이후 미수금이 크게 증가한 점도 매출 조작의 증거로 들었다.

울프팩 리서치 측은 “이항은 상품 구입보다 투자 가치를 부풀리는데 더 관심이 있는 고객과의 허위 계약을 바탕으로 정교한 주가 조작을 벌였다”며 “상품 제조부터 매출, 파트너 협업, 규제 허가에 이르기까지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했다.

울프팩 리서치의 주장이 나온 직후 주가는 폭락했다. 올해 들어 480% 폭등한 이항의 주가는 16일 하루 만에 62.7% 급락했다.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5억 달러가 증발한 셈이다.

이항은 곧장 반박에 나섰다. 이항은 보도자료를 통해 “울프팩 리서치의 보고서는 수많은 오류, 근거없는 주장, 정보의 오역을 담고 있다”며 “회사와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17일 주가는 전일 대비 67.88% 급등한 77.88 달러로 마감했다.

주가의 급반등으로 투자자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허위 계약 논란은 오히려 법적 공방으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이항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연방 증권투자 소송 전문 로펌 블록 앤 레비턴을 비롯한 복수의 미국 로펌들은 이날 이항 투자자들을 대신해 이항 본사와 이항 경영진을 상대로 증권 사기 혐의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로펌들도 피해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등 잇따라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이항 파문은 자칫 국가 간의 법적 공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이항이 허위 계약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정작 울프팩 리서치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이항이 ‘제2의 루이싱커피’(공매도 리포트로 몰락한 중국판 스타벅스)가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이항 주식은 17일 기준 2억718만 달러로 해외 주식 중 47위를 차지한다. 이는 그나마 줄어든 금액이다. 지난 16일 기준 이항 주식의 보관 잔액은 5억5000만 달러로 상위 10위에 해당했다. 이항의 허위 계약 의혹이 제기되자 서학개미들이 줄줄이 주식을 매도한 것이다. 실제로 이항은 지난 16~17일 이틀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매도한 해외 주식 종목으로 꼽혔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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