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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OOO 피해자입니다” 온라인 고발장된 ‘네이트판’ 문제는 없나요?
이재영-다영 자매 배구선수. [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현직 배구선수 학폭(학교폭력) 피해자들입니다.”(지난 10일 네이트판에 올라온 이재영-다영 선수의 학교폭력 폭로글)

“개그맨 A씨 층간소음 좀 제발 조심해주세요!!!”(지난달 네이트판에 올라온 개그맨 안상태 부부의 층간소음 폭로글)

현직 배구선수들의 과거 학교폭력 논란의 출발점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트판’이 있다. 네이트판에서 시작된 여자프로배구 선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폭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트판은 올해 15년째 운영되며 ‘전국민 대나무숲’으로 불린다. 익명으로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유명인의 과거에 대한 폭로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일종의 ‘온라인 고발장’으로 진화됐다.

그러나 게시자 및 해당 내용의 진실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워 억울한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전파력이 높은 만큼 허위 사실이 게시될 경우 피해도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불거진 현직 배구선수들의 학교폭력 논란은 네이트판에 올라온 피해자의 폭로글로 시작됐다.

지난 10일 네이트판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이용자들의 많은 추천을 받아 네이트판 상위 랭킹에 명시된 후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이후 제기된 남자배구 선수 송명근과 심명섭, 제3의 여자프로배구 선수의 학교폭력 폭로도 네이트판을 통해 이뤄졌다.

'네이트판' 메인 화면 [네이트판 캡처]
네이트판 앱 로고. [구글플레이]

‘네이트판’은 포털 ‘네이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지난 2006년 네이트닷컴의 게시판으로 시작해 약 15년째 운용되고 있다. 스포츠, 웹툰, 연예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존재하지만 이용자들의 개인 사연이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톡톡섹션’이 가장 인기가 많다.

네이트판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으로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익명성을 보장하기에 이번처럼 유명인의 과거나 잘못을 폭로하는 역할도 한다. 주로 학창시절 학교폭력이나 과거 채무관계, 평소 행실 등을 주제로 공분을 살 만한 내용이 대다수다. 앞서 지난달에는 개그맨 안상태 부부의 층간소음을 고발하는 글도 올라왔다.

지난달 개그맨 안상태 부부의 층간소음을 지적하는 네이트판 글. 60만이 넘는 조회 수를 얻으며 공론화됐다. [네이트판 캡처]

네이트판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유명인의 만행이나 정의롭지 않은 사건 등을 공론화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러한 익명성이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비판한다. 게시자를 특정할 수 없어 내용의 진실 여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만약 허위 사실이라 해도 진위와 관계없이 논란은 일파만파 퍼진다. 향후 진실이 드러난다 해도 당사자가 입는 피해는 막대하다.

일례로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로 유명했던 김병지 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지난 2015년 네이트판에 올라온 아들의 학폭 관련 의혹 때문에 사회적으로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수년에 걸친 소송 결과, 결국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실제로 네이트판을 ‘판춘문예’로 부르는 시각도 있다. 익명성 때문에 소설과 같은 거짓 내용도 많다는 의미로 붙여진 별명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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