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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의 새로운 소재와 장르 시도, 그리고 성과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은 크리처물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장르에 도전해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히트메이커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와 만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크리처 장르물 ‘스위트홈’은 또 한번의 성공작이라 할만하다.

작품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스위트홈’ 흥행에 힘입어 넷플릭스 회원수가 꽤 많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웹툰 거래액까지 늘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이 기존 드라마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한 데 대해 박수를 쳐주고 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크리처를 구현하기 위한 VFX팀, 특수분장을 담당하는 SFX팀, CG 기술 등으로 드림팀을 구축해 완성도 높은 장르물을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이 감독의 시도는 한국 드라마의 다양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기자 또한 처음에는 근육괴물, 흡혈괴물, 연근괴물 등을 보는 게 조금 불편했지만, 갈수록 재미와 함께 호기심이 생기면서 볼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18일 세계 190개국에 공개된 300억 대작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차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2017년 10월 연재를 시작해 2020년 7월에 완결된 동명 웹툰이 원작. 인간의 욕망이 괴물화된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다양한 개성의 캐릭터, 스릴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인기를 누린 웹툰이다.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처음이었다.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미 있었다. 후반에는 결과물을 가지고 토론하는 재미도 있었다. CG 퀄리티에 대한 논의는 특별히 좋았던 경험이다. 소재적 부분에서 기존 매체가 다루지 못했던 얘기도 다룰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드라마의 방향성을 갖게 해주고, 드라마 확장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응복 감독은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드림하이’ 등 흥행 불패 신화를 써오고 있는 한류 대표주자다. 이 감독은 “기존 성공방식에 매달리지 말고 새로 풀어내보자는 측면에서 넷플릭스가 기회와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는 우리 영상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크리처 장르물이란 건 아직 한국 시청자에게는 생소하다. 영화에서 성공한 케이스도 극소수다. 이 감독은 “괴물(괴생명체)과 다투는 인간들의 사투인데, 여기서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원 바이 원 대결 구도는 몰입을 못하면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좀 더 촘촘하게 결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크리처처럼 새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폐쇄된 장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재미있어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어떤 사람이 괴물이 될까? 극중에서는 확실하지 않지만, 욕망을 가지면 괴물이 된다고 말한다. 이 감독은 인간들이 각자의 욕망에 따라 괴물로 변하는 설정이 매력적이며, 흥미를 느꼈다고 밝혔다.

“나의 욕망은 무엇일까, 사람들 개개인이 갖고 있는 극단적인 욕망의 모습을 뽑아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이응복 감독은 인간의 욕망을 시각화한 괴물이 이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생각해, 이를 시각화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여야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이 감독에게는 가장 고맙다.

“차현수를 맡은 송강은 감정적인 싱크로율이 매우 높다. 그의 눈빛이 딱이다. 이도현(이은혁 역)도 고구려 무사로 나온 ‘호텔 델루나‘를 하기 전 점 찍은 배우인데, 승승장구하는 걸 보고 캐스팅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됐다. 도현의 포커페이스, 특히 현수의 괴물화 조짐을 느끼고 무덤덤한 표정을 짓는 게 좋았다. 이시영은 액션이 놀라웠고, 편상욱을 연기한 이진욱은 피범벅이 돼 ‘법이 하지 못한 응징은 괴물이 되어 한다’라고 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이응복 감독이 웹툰 원작에서 부각시키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크리처물을 하다 보니 사람이 흥미로웠다. 아파트속에 갇힌 사람들끼리의 연대감과 유대감은 나에게도 감동을 주었다”면서 “괴물과의 사투 부분에서 감동 받았다. 그런 게 한국적이어서 감동했는데, 글로벌하게 나가면 어떨지도 궁금했다”고 전했다.

“감동과 인간애를 녹이려는 게 한국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는 잘 모른다. 괴물이 나타났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연대할까에 대한 각국 시청자의 반응, 가치관을 보는 게 흥미롭다. 한국 사람들은 어려울 때 연대하는 게 있다. 미약하지만 ‘스위트홈’에도 그런 것이 녹아져 있다. 힘들때 발휘되는 소통력을 염두에 뒀다.”

만약 이응복 감독 자신이 괴물이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고 질문을 던졌더니, “(그린홈에) 숨어서 안나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극중에는 구멍을 뚫고 식량을 얻는 사람도 있고, 희생 정신을 발휘하는 사람도 있다.

“코로나19 환경에서 막바지 촬영을 했다. 폐허가 된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을 뒤로 한 채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것은 코로나를 생각해 희망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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