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길용의 화식열전] 은(銀), 제2의 게임스톱(?)…투자하시겠습니까?
주요한 산업용 소재
가격안정 체제 중요
공급확대 여력 상당
투기적 접근은 위험

중국 최초의 중앙집권국가인 진(秦)을 무너뜨린 것은 진승(陳勝)이 일으킨 중국 최초의 농민반란이다. 이세황제의 폭정으로 단숨에 세력을 키운 진승은 한때 파죽지세로 전국을 누볐지만 결국 진의 명장 장한(章邯)에게 패한다. 진승은 농민 출신으로 군사작전에 밝지 못했고, 봉기군의 주축인 옛 전국세력을 효과적으로 통치하지 못했다. 같은 농민 출신으로 봉기해 마침내 한(漢)을 세운 유방(劉邦)이 각 분야의 다양한 인재를 등용해 스스로의 부족함을 잘 채운 것과 대조를 이룬다.

게임스톱에서 헤지펀드를 궁지로 몰며 전 세계 금융시장을 놀라게 한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엔 은(銀)으로 몰려가고 있다. 이들은 JP모건과 같은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은 선물에 대규모 쇼트(short) 포지션을 취해 가격을 누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제도권 투자자들이 달러와 금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 개인들은 비트코인과 은에 집중하는 모양새가 됐다.

은은 한때 글로벌 통화였다. 금보다 세밀하게 가치를 저장할 수 있어서다. 지금도 이 같은 기능을 일부 수행하지만, 파운드와 달러 등 기축통화가 등장하고 산업혁명 이후 다양한 은 활용기술이 발달하면서 주요 기능이 바뀐다. 은은 전기산업 등의 주요한 원재료다. 특히 최근 들어 친환경에너지 관련분야에서 핵심 재료다. 글로벌 IB들이 뉴욕 선물시장에서는 가격하락에 베팅하고 있지만 런던 현물시장에서는 가격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은이 주요 원자재인 산업에는 가격 안정이 중요하다.

현재 뉴욕과 런던의 은시장은 410억달러 규모다. 게임스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하지만 시장참여자가 적어 변동성이 높다. 정말 개인이 매수를 집중시킨다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개인들이 ‘음모론’을 이유로 은값을 끌어올리려 시도하는 데에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은 값이 단기에 급등하면 은을 필요로 하는 산업 생태계에 교란이 발생한다. 은을 채굴하거나 가공하는 업체들은 재고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 수혜를 보겠지만 은값 상승은 자칫 제품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일반소비자들이 최종부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원자재 전문가들은 개미들의 은값 끌어올리기가 실패할 또 하나의 이유로 ‘수급’을 지적한다. 현재 지구상 은 매장량은 산업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을 정도라는 게 이들의 추정이다.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추가 채광으로 공급량을 늘리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구조라는 주장이다. 지난 20년간 가격추이를 보면 금값과 비교해 은값이 덜 오르기는 했지만 대표적인 산업 소재인 구리와 비교하면 그리 더딘 행보는 아니다. 증시와 비교하면 은도 구리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1970년대와 1980년대 미국에서 ‘헌트 브러더스’가 인위적으로 은값을 끌어올리려다 실패한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명분도 부족하고 실익도 적은 데다 애꿎은 피해만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도 은에 투자한다면 방법은 세 가지다. 먼저 실물은 세금과 함께 보관비용이 발생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선물투자는 거래와 보유가 쉽지만 싼 근월물을 팔아 비싼 원월물을 사는 콘탱고(contango)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은 관련 기업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앞선 두 가지 방법의 위험을 피할 수 있지만 재고 가격 급등락 위험이 존재하고, 기업별 고유의 경영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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