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 추락하는 법원…‘강약약강’ 판결로 비판 자초 [사법 불신의 시대]
‘3·5 법칙’ 등 ‘강약약강’ 판결에 대한 지적 늘 있어와
대법원의 ‘사법개혁’, 특별한 성과가 없었단 지적도
“판결문 공개, 사법 신뢰도 제고방안 될 수 있어”

각급 법원에서 선발된 대표 판사들이 사법부 현안을 논의하는 법관대표회의가 열리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법적 ‘다툼’을 끝낸다는 측면에서 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은 어느 쪽에서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법원이 사안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을 했는가에 대한 의문 역시 늘 있어 왔다. 법조계에선 법원 스스로 비판을 자초한 측면이 없는지 돌아보고, ‘판결문 공개’를 통한 신뢰도를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6%가 ‘사법부 판결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6%가 ‘판사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며 일관성이 없다’고 답했고, 39%만이 ‘AI 판사’와 ‘인간 판사’ 중 인간 판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간 법원은 이른바 ‘강약약강’ 선고 등으로 신뢰도 하락과 비판을 자초했다. 특히 사회적 강자들에 대해 집행유예를 남발하거나 봐주기 식 판결을 한다는 지적은 늘 존재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한 자에게 (법원이) 약하다는 건 아직도 남아 있다”며 “법관이 판단하지 않아야 하는 부분, 경영이나 경제까지 법관이 판단하며 3·5 법칙을 만들어 내는 것들이 사법 불신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말했다. 3·5 법칙이란, 재벌 총수 등의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적용할 수 있는 최대 형량인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이 빈번하게 선고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그동안 배임·탈세 등 혐의로 기소됐던 많은 기업 회장들이 이와 같은 형을 선고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사법 개혁’을 기치로 내건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절반이 지났지만, 아직 뚜렷한 개혁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수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금 하고 있는 사법개혁은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없앤 것 외엔 눈에 띄는 게 없다”며 “법원장 선출제 정도만으로 사법개혁이라고 하긴 어렵다. 제일 대표적인 것이 사법 농단에 대한 미흡했던 내부적 처리”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대법원은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비위사실을 통보한 현직 판사 66명 중 10명에 대해서만 징계를 청구한 채 마무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해 2월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고위직 법관을 포함한 70여 명의 판사들이 연이어 사표를 낸 것 역시 김 대법원장의 개혁안이 공감을 얻지 못하는 반증이란 지적도 나왔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내부적인 개혁만 자꾸 하고 있는 거 같은데, 판사들이 사직하는 인원이 느는 걸 보면 내부적으로도 공감을 못 얻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판결문 공개’가 추락하는 사법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신뢰라는 건 공개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판결문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도 “판결문이 공개되면 성의 없는 판결문은 더 이상 존속할 수 없게 된다”며 “당사자들도 제대로 된 판결문을 보고 승복하게 될 것이고 이런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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