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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노리는 ‘우·박’이 ‘경기지사’ 이재명 찾은 이유는? [정치쫌!]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 이재명의 '달라진 존재감'
유력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방문이 반가울 이재명
친이재명계 등 의원들 20여명 가량 참석…'세 과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박영선 전 장관도 오기로 결정했답니다."

26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A홀.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 행사를 1시간 앞두고 행사장이 갑작스레 더 분주해졌다. 무대 중앙 이재명 경기도지사 좌석 왼쪽 자리엔 〈우상호〉 이름의 종이 명패가 놓여 있었고, 오른쪽 좌석엔 명패가 비워져 있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박 전 장관이 오전에 참석 소식을 전해와 급하게 명패를 만들어 오는 중"이라고 전했다. 당초 여권 국회의원 20여명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만 참석하기로 돼있었지만 박 전 장관이 이날 11시 공식 출정식 전에 참석키로 하면서 여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 2명이 모두 참석하는 행사로 판이 커진 것이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 이재명의 '달라진 존재감' =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장관과 우상호 의원이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를 찾아 이 지사의 '눈도장'을 찍은 건 당내 경선을 앞두고 표심을 구애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앞서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親文) 표심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 생신 많이 많이 축하드린다.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다!!!"라고 썼다. 그는 "벌써 대통령님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논하던 그 시간이 그립다"고도 했다. 우 의원도 페이스북에 "출마 선언 후 42일째. 이제 드디어 혼자가 아니게 됐다"며 "장관직 수행에 고생 많으셨을 박영선 누님.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 뜁시다"라고 적었다.

친문 표심을 다진 두 사람은 이날 나란히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지사를 찾았다. 이 지사는 최근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경쟁자들과 거리를 벌리며 지지율 1위 독주 채비를 갖춘 상태다. 전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지사가 26.2%로 1위를 차지했다. 경쟁자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제쳤다. 윤 총장과 이 대표는 각각 14.6%와 14.5%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무선(79.3%)·유선(20.7%)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 지사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서 이 지사 지지자들의 당내 표심이 우상호·박영선 두 후보의 경선 판도까지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은 이날 이 지사와 함께 행사 시작 전 반갑게 서로를 맞이한 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사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우 의원이 이 지사에게 “둘 중 한명이 (경기도의) 파트너가 될 텐데”라고 말하자 이 지사는 “두 분 다 하시면 안 되느냐”며 웃기도 했다. 이 지사는 두 후보 중 누구를 선호하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서울시민들께서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며 미소를 띄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우상호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유력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방문이 반가울 이재명 = 당내 경선을 앞두고 '표심 구애 전략'이 깔린 두 후보의 행보이지만, 이재명 지사 측도 나쁠 게 전혀 없다.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를 질주하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대내외에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 지사와 30년지기인 친(親)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국회 예결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진·이규민·임종성·김병욱 등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총출동하기도 했다. 그밖에 조응천·김남국·소병훈·민병덕·서영석·홍기원·윤후덕·김승원 의원 등이 참석했고, 경기도 지역구가 아닌 장경태(서울동대문을) 최기상(금천구) 의원까지 참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오프라인 행사에서 세를 한껏 과시한 셈이다. 여기에 공히 4선 중진 출신에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2명이 자신의 행사를 찾아줬으니, 반가울 수 밖에 없다.

"10시에 출마선언이 있어서 (이 지사에게) 인사만 드리고 가겠다"고 하는 박 전 장관에게 경기도청 관계자들이 거듭 '축사'를 부탁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늘 우리에게 새로움을 전해주고 새로운 정책으로 경기도를 이끌어 주셔서 늘 관심갖고 정책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이 지사를 띄우기도 했다. 우 의원도 축사에서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하고 있는 기본주택안은 검토할만한 상당한 의미가 있는 정책"이라고 높게 평가한 뒤 "이재명 지사에게도 좋은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행사인 만큼 의례적인 덕담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두 후보 공히 이 지사에 대한 애정 공세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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