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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나가는 ‘한우구이’ 옆 빛바랜 ‘갈비천왕’
‘집밥’유행 속 조리복잡 갈비찜보다
조리간편한 구이용 한우 매출 급증
고가 축산선물세트 전년비 170%↑
외식 주메뉴 갈비, 코로나 수요위축

‘씹고 뜯는 갈비 대신 써는 스테이크가 대세.’

전통적인 명절 선물로 사랑받던 한우 갈비의 인기가 날로 시들해지고 있다. 반면 별도의 조리 과정없이 가정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구이용의 인기는 올해 더 뜨거워졌다.

▶한우도 간편?…귀한 몸 된 구이용 vs 찬 밥 신세 갈비=25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22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 매출을 중간 분석한 결과 한우 선물 세트 중 등심·안심·채끝 등 구이용 부위로만 구성한 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예약판매와 비교해 5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한우 선물세트 매출 증가율 40.2%보다 높고, 찜갈비·불고기용 부위로만 구성한 세트 매출 신장률(26.5%)의 두 배 수준이다.

명절용 한우 선물세트의 대명사였던 갈비는 조리가 번거로워 찾는 소비자가 줄어든 반면 구이용 세트는 그냥 굽기만 하면 되고, 1~2인 가구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조리가 간편한 제품을 선호하는 ‘집밥’ 트렌드가 한우 선물세트 선호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설에도 직접 방문하는 대신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프리미엄 선물 수요가 증가했고, 특히 한우 선물세트 매출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본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축산이 전년대비 170%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구이용의 인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자 업계는 아예 구이용 선물 세트 구성을 늘리는 분위기다.

지난 명절 판매 추이를 보면 이마트 한우 선물 세트 매출 중 등심·채끝 등 구이용 부위가 주력인 냉장 한우 선물 세트 비중은 2017년 설에는 41.0%였지만 지난해 설에는 47.7%로 증가했고, 지난해 추석에는 49.2%까지 올랐다. 이에 올해 설 이마트는 냉동 갈비 선물 세트 물량을 줄이고 대신 냉장 선물 세트를 늘렸다.

롯데온도 전년 설과 달리 올해 한우가 포함된 신선식품 선물세트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구이용 상품인 ‘명절명가 NH VIP 명품 로스구이 모음(3㎏/63만8000원)’ ‘명절명가 알찬구이세트 3호 (2㎏/25만4000원)’ 등을 한우 대표 상품으로 내놨다.

▶한우도 부위 따라 양극화 심화…안심·채끝 값은 17% ‘껑충’=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소고기 부위별 가격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소고기 부분육(㎏) 경락가 중 안심은 22일 기준 9만1751원으로 전년 7만8037원에서 17.5% 상승했다. 구이용으로 사랑받는 채끝 부위 또한 같은 기간 8만111원에서 9만4225원으로 17.6% 올랐다. 반면 갈비는 1만3822원에서 올해 1만3333원으로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갈비는 숯불 등에 구워먹는 외식업종 수요가 많은데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더욱 위축됐다”며 “높은 수요가 가격을 밀어올린 구이용 부위의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우 한마리 도축 시 나오는 인기 부위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축산업계의 시름도 깊어간다. 갈비 뿐만 아니라 한우 비인기 부위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축소되면 이의 관리비용이 늘어나 전반적인 한우 가격은 더욱 상승하게 돼 소비자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한우 부위별 소비 양극화 현상에 도움이 되고자 한우 부산물로 개발한 상품까지 내놨다. GS리테일은 한우 구이용이 인기를 끄는 데 반해 양·우족·사골 등 한우 부산물 소비는 지속 감소 추세라는 점에 착안해 한우 양(소 위)과 한우 사골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양곰탕을 최근 개발했다.

권민균 GS리테일 가공식품 MD는 “전국한우협회와 손잡고 이번 소비 촉진 활동에 나서게 됐고, 상품 기획력을 발휘해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활용한 차별화 메뉴를 지속 개발해 선보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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