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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관광지 식당 매출 34% 빠질 때 동네 마트는 30% 날았다
지난해 3분기 서울시 소상공인 신용카드 매출액 보니
1년 전 보다 소매업 37%↑ 외식업 17%↓ 서비스업 6%↓
임대료 5.5%↑, 작년 상반기 공실률 1.4%p↑ 8% 육박
“소상공인 위한 정부 재원 없으면 폐업·공실률 급증 가능”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에 임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3차 재난지원금인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을 지급하는 등 소상공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지원액 부족과 높은 임대료 등으로 장사를 포기하고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코로나19 강타에 서울 도심 상권은 급소를 맞았고, 동네 생활상권은 가볍게 흔들렸다. 외식업은 크게 휘청거렸으며, 소매업은 오히려 가슴을 쫙 폈다. 코로나19의 일격에서울 상권이 뒤집혔다.

22일 헤럴드경제가 서울신용보증재단(이하 재단)이 집계한 지난해 3분기 서울시 소상공인 매출과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를 종합해 살핀 결과, 관광특구와 골목상권의 매출변화는 극명하게 갈렸다.

매출액은 BC, KB국민, 신한카드 등 신용카드 3사의 3개월(지난해 7~9월) 사용액 합산으로 추정치다.

‘잠 못 이루는’ 관광특구 VS ‘평온한’ 골목상권

서울에는 ▷이태원 ▷명동·남대문·북창동·다동·무교동 ▷동대문 패션타운 ▷종로·청계 ▷잠실 ▷강남 마이스 등 6개의 관광특구가 있으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점포 3만 3285곳이 영업 중이다.

관광특구 내 업종별 점포 당 매출액을 보면 외식업은 2019년 3분기 8135만 원에서 지난해 3분기 5409만 2000원으로 무려 33.5% 감소했다. 월 900만 원 가량 준 셈이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관광객이 줄었을 뿐 아니라 재택근무 확산으로 직장인 상대 점심 장사도 죽 쑨 것이다. 같은 기간 노래방·PC방·여행사 등 서비스업은 2844만 7000원에서 2082만 7000원으로 26.8% 줄었다. 슈퍼마켓·편의점·약국·서점·옷가게 등 소매업은 2885만 5000원에서 3217만 6000원으로 11.4% 증가했다.

관광특구가 속한 자치구 가운데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 청계를 포함한 중구 상권의 위축이 단연 눈에 띈다. 중구의 2018~2020년 3분기 기준 개업 점포수는 305 →281→170 등 2년 새 44.2% 급감했다. 전체 점포 수 대비 개·폐업 점포 수를 의미하는 개·폐업률을 보면 지난해 3분기 중구의 개업률은 0.8%로, 비교 기간 중 처음으로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폐업률은 개업률의 4배 가까운 3%였다.

이와 달리 골목 상권은 ‘선방’이 뚜렸했다. 골목상권이란 이면도로에 점포 수 30개 이하가 군집한 상권을 말한다. 3분기 기준 1년 간의 매출액 변화를 보면 외식업은 3988만 2000원에서 3496만 2000원으로 12.3%, 서비스업은 2008만 1000원에서 1853 만 6000원으로 7.7% 각각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소매업은 3881만 9000원에서 5073만 3000원으로 30.6% 크게 증가했다.

나 홀로 성장한 소매업…실상은 정부 지원으로 연명 중?

서울시 전체로 봐도 소매업만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3분기 서울시 전체 소상공인의 점포 매출액은 소매업 6140만 6000원, 외식업 4228만 2000원, 서비스업 2448만 원 순이다. 1년전 같은 기간에 견줘 소매업만 36.5% 홀로 성장했다. 외식업은 16.6%, 서비스업은 6.1%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소매업도 4.5% 감소했다.

도영호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 정책연구센터 팀장은 “코로나19에도 소매업 매출이 증가한 건 긴급재난지원금, 지역사랑상품권 등 여러 생존자금 덕분”이라며, “또한 이미 폐업을 했거나 폐업 직전인 점포는 매출액 산정에서 제외되므로 소상공인의 실상은 통계보다 더 나쁠 수 있다.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한)4·4분기 통계에는 폐업수와 폐업률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출 하락과 폐업 속에서도 임대료는 올랐다. 서울 소상공인의 3.3㎡ 당 임대료는 지난해 3분기 12만 3953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08원(0.09%), 1년 전보다 6418원(5.5%) 인상됐다. 임대료는 오르고 개업은 줄면서 공실률도 늘었다. 서울 평균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상반기 7.94%로, 8%대를 넘봤다. 이는 직전반기(6.95%), 1년 전(6.56%)과 비교해 각각 0.99%포인트, 1.38%포인트씩 오른 것이다. 특히 경리단길, 동대문, 불광역, 신림역, 이태원, 천호동, 홍대·합정, 화곡동의 공실률이 치솟았다.

재단 관계자는 “폐업 시 점포 권리금을 포기해야 하는 등 과도한 매몰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폐업 신고를 하지 않고,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점포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정부 재원의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상가 폐업과 공실률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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