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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취임] 취임식에 등산복과 털장갑…'진보 아이콘' 샌더스의 패션혁명
"버몬트에서는 따뜻하게 입는다" 대답
"멋진 패션에 대해 그다지 고려 안 해"
"비난 안 돼" vs. "충격적" 반응 엇갈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가운데 그의 격식을 차리지 않은 패션이 이목을 끌었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올해 80세가 되는 고령의 상원 의원이 모자 달린 등산용 점퍼에 알록달록한 털장갑을 끼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 정장 일색인 분위기에서 패션 혁명을 주도했다.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식장인 미 연방의회 의사당 야외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독특한 '행색'이 단연 화제였다.

각계 고위급 인사들이 최고의 예의를 갖춰 정장을 차려입고 총출동하는 자리에 거물 정치인이자 두 차례나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기도 했던 샌더스 의원이 등산복을 입고 나타난 것.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남성 참석자 대부분이 정장에 코트, 넥타이 차림에 손에는 딱 붙는 가죽 장갑을 꼈지만 샌더스 의원은 이와 정반대의 패션을 선보였다. 그는 옅은 베이지색 등산 점퍼를 턱밑까지 올려 넥타이는 보이지 않았고, 목 뒤에는 모자도 달려 있었다.

현장 사진에 따르면 이 점퍼 소매에는 등산복에 주로 쓰이는 기능성 옷감 상표인 '고어텍스'가 적혀 있었다. 여기에다 알록달록한 줄무늬 털장갑이 이날 샌더스 의원의 패션을 완성했다.

손으로 뜬 듯한 헐렁한 이 장갑은 샌더스 의원이 다른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할 때마다 취재진의 카메라를 사로잡았다.

샌더스 의원에게 관심이 쏟아진 가운데 그는 취임식 후 CBS 뉴스에 출연해 "(지역구인) 버몬트에서는 따뜻하게 입는다. 우리는 추위가 어떤 건지 알고 있다"며 웃음 섞인 설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는 멋진 패션에 대해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이게 오늘 내가 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80세인 그는 미 정치권에서 '진보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지난해 대선 경선에 도전했다가 물러나면서 바이든을 지원했다. 한때 노동장관 입각설도 돌았다.

샌더스의 패션은 취임식이 끝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미 전역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등산복 차림인 그가 다소 웅크린 듯한 자세로 취임식장 의자에 홀로 앉아있는 장면이 온라인 합성 사진인 '밈'(meme)으로 회자했다.

이들 밈은 한적한 공원에서 비둘기와 함께, 또는 지하철 좌석에, 핫도그 트럭 옆에 샌더스 의원이 홀로 앉아있는 것처럼 합성한 사진으로, "패션 아이콘, 버니 샌더스", "누가 버니에게 따뜻한 좌석 좀…"이라는 댓글이 줄줄이 붙었다.

취임식에 적절한 차림새였는지를 놓고 반응은 분분하다. "방한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이라 비난해선 안된다"는 의견과 "충격적이다"는 반응이 충돌하고 있다.

정치적 풍자도 잇따랐다. 길거리에서 샌더스가 홀로 '의료 개혁' 문구가 적힌 좌판에 앉아 있는 합성 사진 등이다. 뜻밖에 관심이 집중되자 샌더스 지지자 공식 계정인 '피플 포 버니'에서는 '밈 경연 대회'를 개최 중이다.

샌더스의 의상 브랜드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이날 끼고 나온 털장갑의 정체는 2년 전 한 지지자로부터 받은 손뜨개 장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지자는 버톤트 지역 교사인 젠 엘리스로, 스웨터 털실을 풀어 장갑을 떴으며, "그가 이날 장갑을 끼고 나와 너무나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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