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길용의 화식열전] ‘독촉’ 받던 신창재…‘불법 추궁’으로 전세 역전
교보생명 가치평가 관련
檢 FI관계자·회계법인 기소
불법확인시 쟁점 근본변화
중재절차 재판영향 받을듯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상당히 높은 가격에 회사 주식을 되사라는 독촉을 받았던 신창재 회장이 반격의 기선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FI가 주장하는 교보생명 기업가치를 산정했던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관계자 3명과 어피니티 등 FI 관계자 2명을 기소하면서다. 그 동안에는 양측의 주장을 중재판정부가 얼마나 받아들일 지가 관심이었다면, 이제는 딜로이트안진의 가치산정 과정과 결과에 위법성이 있었는 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중요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검찰의 기소 이유는 공인회계사법 15조 3항과, 22조4항 위반이다. 15조 3항은 ‘공인회계사는 직무를 행할 때 고의로 진실을 감추거나 허위보고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내용이다. 22조 4항은 ‘공인회계사는 제2조의 직무를 행할 때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거나 위촉인이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부당한 금전상의 이득을 얻도록 이에 가담 또는 상담하여서는 아니된다’다.

어피니티 등 FI는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492만주)를 1조2054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어피니티 등은 풋옵션을 행사해 주당 24만5000원(액면분할 전 기준)에 산 주식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40만9912원에 되 사야한다고 주장한다. 애초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단 이유다. 어피니티 등이 풋옵션을 행사한 시점은 2018년 10월말이다. 딜로이트는 상장된 비교대상 기업 주가를 산정하는데 2018년 반기말을 기준으로 이전 1년간을 기준으로 삼았다. 신 회장 측은 비교대상 회사 주가가 높았던 때를 포함시키려 가치산정 기간을 늘려 주식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렸다는 입장이다.

생보사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르던 시기는 2017년 5월부터 11월까지다. 이후에는 가파른 내리막이다. 재무제표 기준 시점을 최대한 2017년 5월~11월과 가까이 붙여야 평균가가 높아진다. 2018년 1월~6월, 또는 4월~6월을 기준이면 주가가 크게 낮아진다.

검찰이 기소한 법 조항으로 추론하면 회계법인이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고의로 진실을 감추거나, 허위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회계법인이 부정한 청탁을 받았거나, 의뢰자인 FI가 부당한 이익을 얻도록 도왔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검찰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 과정과 결과 중 하나인지, 아니면 둘 모두인지는 공소장 내용이 공개되기까지는 확인이 어렵다. 만약 가치산정 결과물에까지 문제가 확인된다면 현재 진행 중인 중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기소에 대한 법원 판단에 따라 핵심쟁점인 가치산정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중재법 27조 1항에 따라 당사자 간에 다른 합의가 없는 경우 중재판정부는 특정 쟁점에 대한 감정을 위하여 감정인을 지정할 수 있다.

한편 검찰 기소 이후 딜로이트안진 측 대응도 눈길을 끈다.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과 태평양을 동시에 선임하고,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까지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조국 법무장관 사퇴 이후 장관 대행을 맡았었고, 이후 추미애 장관도 보필했었다. 지난 해 4월 퇴임 후에는 정치권에서 금융감독원장과 감사위원 후보로도 떠오르기도 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올 5월 초에 임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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