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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임식 前 준전시 상태…‘민주국가 모범’ 권위 잃은 美
“전 세계 존경한 워싱턴DC, 경찰국가와 같은 모습”
과거 남북전쟁 당시 미 의사당 야영 삽화 재조명
미 의사당 지키는 주방위군 모습에 “내전 연상시켜”
오는 20일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주방위군이 워싱턴DC 소재 미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오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낙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테러 우려가 높은 가운데 수도 워싱턴DC가 전면 봉쇄되는 등 50개주 전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준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고 있다.

선거를 통한 평화로운 정권 이양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역설하던 ‘민주주의 국가의 모범’ 미국이 평화롭지 못한 정권 이양 과정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과거의 권위를 잃고 있다.

취임식장인 연방의회 의사당 앞 내셔널몰에는 과거 수십만 인파가 몰렸지만, 올해는 이미 봉쇄에 들어가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 또는 금지됐다.

군용 차량들로 시내 곳곳이 막혀 있고, 백악관과 의사당을 잇는 내셔널 몰 인근의 지하철역도 모두 폐쇄됐다. 워싱턴DC 내 주요 도로의 통행 역시 차단됐다. 백악관과 의사당, 기타 연방정부 건물, 내셔널 몰 등 주요 시설이나 장소 주변에는 높은 철조망까지 세워졌다.

CNN방송은 17일 이런 상황을 두고 “한 때 민주주의의 ‘왕관 보석’으로서 전 세계가 존경했던 워싱턴DC가 지금은 경찰국가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미국이 남부와 북부로 갈라져 1861년부터 1865년까지 내전(남북전쟁)을 벌였던 상황마저 거론될 정도다.

AP통신은 이날 1861년 4월 하퍼스 매거진에 실린 삽화를 다시 소개하면서 “미 의사당에 파견된 주방위군은 과거 내전(남북전쟁)을 떠오르게 한다”고 전했다. 해당 삽화는 남북전쟁 당시 주방위군이 신성한 영역으로 여겨지던 미 의사당 내에서 각종 무기를 한 쪽에 적재한 채 야영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취임식 날 워싱턴DC에는 첫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테러 우려가 제기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보다 2배 이상 많은 2만5000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될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병력 규모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라 했다.

워싱턴DC 중심가 경계 수준이 군사기지 수준으로 격상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계태세가 낮은 주택가에서 테러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워싱턴DC의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걱정이 된다”면서 “경찰과 연방기관, 군은 주택가에서 공격이 발생하면 대응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주말인 16일부터 취임식 날인 20일까지 미 전역의 주 의회에서 극우 집단이 무장 시위를 일으킬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50개 주 정부 역시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주 방위군과 경찰 등 치안 인력 배치를 대폭 늘렸다. 초박빙 승부 끝에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주, 공개장소에서 총기 소지가 허용되는 주에서는 긴장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미연방우체국(USPS)은 사제폭탄이나 폭약 설치 관련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18개 주 내 일부 관할구역에서 우체통을 철거했다. 지난 6일 의회 폭동 당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 건물에서 타이머가 달린 폭탄이 실제로 발견된 영향이 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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