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가 없다” 車업계 눈물의 감산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감산에 돌입했다. [123rf]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자동차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독일 폴크스바겐(VW)에 이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혼다, 닛산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감산에 돌입했다.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PCA)은 일부 라인 가동을 멈췄다. 작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산라인이 멈췄다면, 올해는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눈물의 감산’에 들어간 셈이다.

폴크스바겐 ‘골프’ 생산량 조절…도요타·포드·FCA도 감산 도미노
8일(미 현지시간) 감산에 돌입한 도요타자동차의 픽업트럭 '툰드라' [도요타자동차 제공]

10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만드는 픽업트럭 ‘툰드라’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다. 도요타 측은 감산 규모와 기간을 밝히지 않았지만 다른 차종도 반도체 부족 영향을 조사 중으로 알려졌다.

일본 완성차 업체 중에는 도요타 외에도 혼다와 닛산이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을 줄였다. 혼다는 소형차 ‘피트’를 일본내 공장에서 이달 4000대 감산한 데 이어 중국에서도 3만대 이상 감산할 방침이다. 닛산은 이달부터 주력 소형차 ‘노트’ 생산을 5000대 규모로 줄일 예정이다.

앞서 독일 폴크스바겐은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중국과 북미, 유럽에서 생산량을 조정했다. 주력 모델인 ‘골프 8세대’ 생산을 작년 12월부터 이달 1월 중순까지 중단한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폴크스바겐의 감산 규모는 1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폴크스바겐 자회사인 ‘세아트(SEAT)’도 스페인에서 이달 말부터 4월까지 감산에 들어간다.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반도체 공급난으로 골프8 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사진은 독일 울프스버그 생산라인 모습. [유로오토모티브뉴스]

미국 포드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스케이프’ 등을 생산하는 미국 켄터키 공장의 조업을 11일부터 중단한다. 반도체 조달 부족으로 1월 말 예정돼 있던 폐쇄시기를 1주일 앞당겼다.

유럽 FCA는 캐나다 공장 조업을 중단하는 한편, 연말 연시 휴업 중이던 멕시코 공장 재개도 연기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자부품은 차종간 공통화가 진행돼 있어 반도체 부품 부족에 따른 감산이 여러 차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탑재 부품 조달 차질…“차량용 칩 품귀현상 반년은 지속될 것”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감산 도미노는 독일 보쉬와 콘티넨탈 등 자동차 부품 대기업에서 반도체를 탑재한 부품을 제 때 조달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NXP반도체와 스위스 ST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등으로부터 1차적인 부품칩을 공급 받는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 확대 등에 따라 반도체 주문이 밀려 들면서 일부 품목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NXP반도체의 고객사는 BMW, 혼다, 도요타, 현대차,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 모두 포함돼 연쇄적인 감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스마트폰과 5G 기지국, 게임 등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수급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1대당 들어가는 반도체 양은 가솔린차보다 2배 많다. 또 자율주행차량은 시스템반도체가 300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계 절대강자인 대만 TSMC의 반도체 생산라인 내부 모습.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5.6%로 삼성전자(16.4%)의 3배 이상이다.

개발과 생산이 분리된 반도체 업계의 특수성도 반도체발(發) 자동차 감산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차량용 시스템반도체는 반도체 제조시설이 없는 개발 전문업체(팹리스)가 생산만 전문적으로 해주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에 설계도를 주고 주문을 맡기는 ‘수평분업’ 방식이 많다.

이들 파운드리 업체의 주문은 이미 포화상태다. AI(인공지능), 5G,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부품 기술 발전이 고도화하고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전자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5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전 세계에서 대만 TSMC과 삼성전자 뿐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에 제품을 주문하려면 최소 반년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반도체 생산업체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특정 시스템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장치의 조건이나 조합을 바꿔야 하는 등 일정 시간이 소요돼 다른 업체로 빠르게 대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콘티넨탈 측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정상화까지는 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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