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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조지아發 ‘블루웨이브’…‘황소개미’에 힘 보탠다
재정 중심 실물부양·약달러 확실
인플레 기대 높여…증시에 ‘보약’
제조업 기반 강한 韓中 최대수혜
빅테크 규제… 美증시 독주 완화

코스피 3000을 넘으면서 ‘차익실현을 할까말까’ 고민을 시작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예상을 깨고 미국 조지아 상원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며 뒤늦은 ‘블루웨이브’(민주당이 행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가 완성됐다. 새해 들어서도 더욱 강력한 시장 견인력을 보여주고 있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황소개미에 큰 힘을 보태주는 소식이다.

미국 시장 움직임을 보자. 우선 9개월만에 10년 국채 수익률(yield)가 1%를 넘어섰다. 인플레 기대감인데, 경제성장 예상을 반영한다. 경기부양을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지출 대규모로 늘어나려면 국채 발행이 늘어야 하고(가격하락, 금리상승), 실물경제 자극이 강해져 성장률을 끌어 올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이 아직 누르고 있어 ‘장단기 금리차는 더 확대’(curve steepening) 되고 있다. 경기개선 신호다.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의 금리상승이니 주식시장의 매력을 낮추는 효과도 미미하다.

물론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채권대비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낮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마이너스 국채에 머물던 유럽 자금도 더 높은 수익률의 미국 국채로 향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실물중심 부양책은 제조부문에 무게가 실려 투자를 자극, 고용과 임금상승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크다. 통화정책 중심 부양책이 실물부문 유동성 공급보다 자산가격 상승만 가져온 것과 다른 효과가 가능하다. 경기회복 예상을 반영, 먼저 오른 주식시장의 거품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블루웨이브가 증세와 규제 강화로 이어져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이더라도 2년 후 선거를 생각하면 ‘표’에 부담이 될 증세를 일방적으로, 공격적으로 밀어부치기는 부담스럽다. 다수당은 아니지만 공화당의 48석이 가진 힘은 인정해야 한다. 상원은 하원과 달리 주별 이해에 따라 당파를 초월하는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규제 강화도 빅테크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가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만하다. 빅테크가 주춤하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친환경 등 새로운 테마의 기업이 주목받을 수도 있다. 테슬라와 페이스북의 시가총액 역전 가능성은 좋은 사례가 될 만하다.

국내 증시 영향을 따져보자. 일단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날 테니 달러 약세다. 우리 증시에 달러를 가진외국인이 투자할 때 환차익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다. 미국 빅테크 규제는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관심을 돌리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미국의 실물부양 중심 재정지출도 반도체, 2차 전지, 소재 등 차세대 제조업 기반이 꽤 탄탄한 우리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블루웨이브’ 이전에 세계은행이 최근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보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2~3%대 성장률 반등에도2019년 수준의 경제를 회복하지 못한다. 7.9%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이 거의 유일하게 코로나19 이전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전망치는 따로 내놓지 않았지만, 글로벌IB들의 전망치 평균이 3.4%다. 중국 경제와 가장 밀접한 게 우리다. 미국이 실물 중심의 경제회복에 성공하면 우리 제조업도 수혜를 받는다. 제조업은 가동률이 높아지면 고정비 부담이 줄고 매출이 늘어 이익은 훨씬 더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보다 한국이나 중국 증시를 더 유망하게 보는 전망이 쏟아지는 이유다.

물론 늘 변수는 경계해야 한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접종, 치료제 개발 상황이 중요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새 정책이 얼마나 빨리 나올지도 중요하다. 앞서 팽창한 자산시장을 실물이 빠르게 추격할 수록 거품 우려도 낮아지고, 증시 변동성도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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