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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칼럼] 코로나와 한국여가산업

여가산업은 엔터테인먼트·관광·스포츠·예술 등 4개 하위 부분으로 구성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여타 산업 부문과 마찬가지로 여가산업은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위기를 겪었다. 전체에서 1%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예술산업을 제외하고 개략적으로 살펴본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관광객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3.6%와 83% 감소했다. 국내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광 수입과 지출이 각각 63.4%와 61.1% 줄어 관광수지가 26억8960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86.6% 감소한 66만9269명, 일본인 관광객은 84.5% 감소한 42만8537명에 불과했다.

크루즈관광객은 5월 이래 단 한 명도 없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관광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2020년 3분기까지 등록된 여행업체는 2만1540개로, 2019년 2만2283개보다 743개 줄어들었다. 실제로 문을 닫은 여행업체는 훨씬 더 많다. 사업자등록만 유지한 채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2019년 프로야구 입장객은 728만6008명이었으나 올해는 32만8317명에 그쳤다. 프로축구는 2020년 12월 27일 현재 159경기 8만6640명으로, 경기당 평균 544명이 축구장을 찾았다. 2019년 412경기를 치를 동안 경기당 평균 5769명, 연간 237만6923명에 이른 2019년 대비 96.4% 감소했다.

그런데 역주행한 산업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분석한 전국 이동데이터에 따르면 골프장 방문객과 스크린골프장 방문객 숫자는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20%, 46% 증가했다.

관광업도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둘째 주에 소상공인 사업장 매출 분석 결과를 보자. 가장 높은 39% 증가를 기록한 전남 진도군과 강원 고성군을 비롯해 경남 남해군 35%, 함양군 33%, 전북 무주군 24% 등 전년 대비 놀랍게 증가했다. 다섯 곳 모두 새로 지은 캠핑장이 있는 곳이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은 놀랍다. 2월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리 영화 ‘기생충’은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모두 4개 부문을 휩쓸었다. 돼지슈퍼·스카이피자 등 영화촬영지로 국내외 걷기여행객들이 몰려들었고, 농심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컵라면’을 출시했다.

9월 1일 아이돌 그룹 BTS는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한다. 빌보트 메인 차트는 처음이고, 아시아 가수로는 두 번째다. 9월 19일에는 블랙핑크가 ‘아이스크림’을 1위에 올린다. 12월 17일 현재 ‘아이스크림’은 15주째 차트를 지키고 있다.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0월 5일 공모주 일반청약 최대가 9626억원으로 상장함으로써 시가총액 4조6000억원을 달성한다. BTS는 경쟁이라도 하듯 9월 26일 또다시 1위에 올랐고, 12월 5일에는 우리말로 부른 ‘Life Goes On’을 또다시 1위에 올린다.

한국관광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봤다. 한국스포츠는 90% 넘게 떨어지는 위기 속에서 국위선양과 프로스포츠라는 공식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한국엔터테인먼트는 세계화 20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한국엔터테인먼트와 한국골프는 여가산업을 넘어 한국의 미래 먹거리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한 해다.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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