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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퓰리처상 수상작 ‘니클의 소년들’

6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흑인들은 버스의 백인전용 자리에 앉을 수 없었고, 백인전용식당이나 호텔식당을 이용할 수 없었다.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의 2020년 퓰리처상 수상작 ‘니클의 소년들’(은행나무)은 50,60년대 인종차별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미국사회 뿌리 깊이 자리잡은 차별에 경종을 울린다.

주인공 엘우드는 리치먼드 호텔의 주방에서 어린시절을 보낸다. 엄마와 할머니 모두 이 호텔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탓이다. 소년은 주방 한 켠에서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 내기를 한다. 식당홀로 통하는 주방문이 벌컥 열릴 때마다 검둥이 손님이 있을지 혼자 내기를 하는 것이다. 7살 때 시작한 게임은 10살이 돼서도 이뤄지지 않았다.

소설은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니클 캠퍼스에서 상업지구로의 개발을 앞두고 의문의 비밀묘지가 드러나면서 시작된다. 두개골이 금이 가고 갈비뼈에 산탄이 박힌 수상쩍은 유해들에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피해자들은 비로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 부트 힐 묘지는 니클 캠퍼스 출신들에게는 공공연한 비밀로 끔찍한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뉴욕에 사는 엘우드 커티스 역시 진실을 밝힐 때가 왔음을 깨닫고 과거 자신과 친구들이 겪은 엄청난 일들을 알린다. 관련 사이트도 등장, 니클 출신들이 겪은 저마다의 얘기들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조각난 이야기들이 모여 니클의 실체가 드러난다.

소설은 엘우드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니클 감화원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서술해나가는데, 인종차별이 심했던 60년대와 2010년대를 교차시키며 외면해온 진실들을 당대의 주요 인권운동· 사건과 함께 드러낸다.

작가는 “인종차별과 인간의 악행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엘우드가 가슴에 새겨온 마틴 루터킹의 신념대로 좌절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희망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니클의 소년들/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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