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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물가 상승이 달러약세에 기름 부어…원화 거침없는 초강세
바이든 부양책 달러 공급 확대
경상흑자로 외화 유입규모 커져

최근 줄곧 아랫방향을 향해왔던 원달러 환율이 당국 개입 등으로 방어해왔던 1100원선의 둑이 무너지자 다음 하방선을 목표로 달리는 등 원화가 거침없는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의 원화 강세는 대내외 요인이 복합돼 발생되고 있다. 외부 요인으론 단연 달러의 약세를 꼽을 수 있다. 비둘기파(통화완화성향)로 분류되는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재무장관 지명 소식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후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 시행을 예고하면서 이런 흐름이 더 가속화됐다.

이에 시중에 달러가 더 많이 풀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달러의 값이 떨어졌다. 여기에 달러 지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유로화의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 약세가 더 심화되면서 잠시 주춤했던 물가 상승 기대가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에 따르면 향후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손익기대인플레이션율(BER·breakeven rate, 10년)은 지난 3일 1.86%를 기록, 지난해 5월 14일(1.86%) 이후 1년 7개월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물가 상승 기대가 높아졌단 건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제한 실질금리의 마이너스폭(미국 기준)이 더 확대됐단 뜻이고, 이는 주식이나 신흥국 통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부추기는 결과를 야기시키고 있다.

외부 요인 못지 않게 내부 요인도 분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우리 수출이 작년 수준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보이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견조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해외 자금을 더 끌어들이는 모습이다.

여기에 여전히 유가 상승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입액은 줄고 수출이 살아나면서 경상수지로 우리나라가 벌어들이는 외화의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10월에도 우리나라는 120억달러에 육박하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 역대 세번째로 높은 플러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최근 우리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가 연달아 성사되면서 달러가 국내로 더 유입됐고 우리 경제의 같은 회복세는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규모를 더 늘리는 순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라별 교역비중을 적용한 실질실효환율의 상승폭은 아직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증가폭보다 낮고, 과거보다 환율 하락을 상쇄해주는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감안, 당국이 1100선 되돌기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율이 실질실효환율의 상승률보다 높은 경우는 환율의 골디락스(Goldilocks·너무 과하지 않은 적당한 상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과거에도 이러한 시기엔 수출에 부정적 영향은 미치지 않으면서 주식시장도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내년 달러가치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ING는 내년 각각 6%, 10% 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봤고, 씨티그룹은 20% 더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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