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수입 적으면 투자도 적게…” 은행, 펀드 투자한도 소득별 차별화
비예금상품 모범규준 구체화
상품별로 기본투자한도 설정
투자성향등급 비례해 늘어나
은행에 재량권…부자에 유리

내년부터는 은행에서 주식형펀드 하나를 가입할 때도 ‘투자한도’가 적용된다. 개별고객마다 적용되는데 소득이나 금융자산이 늘었다면 이 한도를 높일 수도 있다. 각 은행들은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투자한도 설정 기준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연합회는 금감원으로부터 ‘비예금상품모범규준’을 실무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전달받았다. 은행들의 실무적 문의사항에 대한 금감원의 의견이 전달된 것이다. 개별 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이달 말까지 세부사항을 정해 내규에 반영해야 한다.

모범규준에 명시됐던 ‘고객별 투자한도’가 보다 구체화됐다. 개별 고객별로 기본한도를 먼저 정한 뒤 ‘가감방식’이나 ‘비율방식’을 적용해 한도를 조정하는 구조다. 대출금리 산정 구조(기본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와 비슷하다.

가감방식을 적용한다면 위험등급이 3등급짜리 상품은 기본한도를 바탕으로 고객의 투자성향등급별로 추가 한도가 부여되는 식이다. 투자성향이 1등급(공격투자형)에 가까울수록 상향폭이 큰 구조다.

반면 비율방식은 기본한도에 고객의 금융자산이나 소득을 고려해 일정 비율만큼 한도를 높이는 접근이다. 가령 은행에 보유한 금융자산이 2억원이라면, 이 가운데 30%인 6000만원까지 한도를 높이는 식이다.

고객이 보기에 특정 은행에서 설정한 자신의 판매한도가 낮다고 생각되면 한도상향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득이나 자산이 증가한 것을 확인해주면 된다.

모든 은행은 예·적금 등 원금이 보전되는 일부 상품을 제외한 모든 비예금상품을 출시하기 전에는 판매상한을 정해야 한다. 가감·비율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자체 기준을 설계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소득과 자산이 많은 고객이 더 많은 한도를 받게 된다.

지금까진 주가연계신탁(ELT) 등 극히 일부 상품에만 판매 캡이 적용됐다. 하지만 이번처럼 대부분의 투자상품에 판매한도가 걸리는 건 선례가 없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종전에는 투자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적합성, 적정성 여부는 상품과 고객등급만 따졌으나 앞으론 적합한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투자규모까지 개별 고객에 적합한지를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소비자보호담당부서 관계자는 “기준 마련부터 해야하는 마당이라며 ELS(주가연계증권) 같이 전통적으로 판매 규모가 많은 상품부터 기준을 잡고 그걸 토대로 다른 개별 상품에 적용할 내용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이 과정에서 최근 5년 사이에 판매한 투자상품의 판매현황을 데이터로 정리하고 있다. 상품에 따른 고객 투자등급별 평균 가입금액 등을 파악한 뒤 한도를 설정하겠단 것이다.

A은행의 투자한도 기준의 초안을 보면 ELS(위험등급 3등급)의 기본한도를 3500만원으로 정하고 여기에 가감방식을 적용해 투자성향이 1등급인 고객에겐 1억원, 2등급 고객에겐 6000만원을 추가 한도로 붙이는 안을 마련했다. 박준규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