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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플러스] 테슬라 쫓아 니오·샤오펑 간다? 불붙는 중국발 전기차 전쟁
지난 11월 ‘中 전기차 스타트업 3총사’ 주가 폭등
‘인민의 전기차’ 홍광 미니, 중국 시장서 테슬라 제쳐
정부정책지원·EV 배터리 기술로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
기술 및 지나친 정부 의존 한계 지적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오(NIO)의 ES6.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11월 미국 뉴욕증시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중국의 전기차(EV·Electric vehicle) 스타트업 3총사인 니오(NIO)와 샤오펑(Xpeng), 리오토(Li auto)였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50%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동안, 이들 세 업체의 주가가 같은 기간 각각 53.69%, 231.63%, 101.88% 폭등했기 때문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계의 주가 고공행진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다. 일각에서는 ‘거품 논란’이 일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커질 것이란 관측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UBS는 한 리포트에서 “향후 5년간 전기차 공급망 전체에 걸쳐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대 안은 中 전기차…글로벌 전기차 업계 긴장= 테슬라를 품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중국의 ‘전기차 굴기’를 방관하다가는 순식간에 미래 자동차 시대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을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에너지 업계 싱크탱크인 ‘미국의 미래 에너지 안보(SAFE)’의 로비 다이아몬드 대표는 “미국이 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현재 우리가 세계 석유의 40%를 생산하는 국제석유기구(OPEC)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 같이 중국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경제와 안보 리스크를 감안했을 때 중국에 기대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C 역시 “중국의 전기차 전략이 글로벌화하고 있고, 그에 비해 미국은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8월 이후 테슬라를 제치고 중국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오르면서 ‘인민의 전기차’로 등극한 SGMW의 홍광 미니.

이 같은 우려 섞인 전망에 부응하듯 최근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들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은 500만원짜리 상하이GM우링(SGMW)의 소형 전기차인 홍광 미니의 깜짝 선전이다. 지난 8월 이래 홍광 미니는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3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인민의 전기차’로 등극했다.

뉴욕 증시의 스타로 떠오른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3인방의 판매실적도 뚜렷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니오는 지난 3분기에 1만2206대를 판매하면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46% 증가한 6억6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샤오펑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배 증가, 매출도 4배나 늘었다. 리오토의 단일 모델인 리샹원(ONE)은 지난 8월 기준 누적판매량 1만5629대를 록, 출시 6개월만에 누적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전통 강자인 비야디(BYD)의 10월 친환경차 판매량 역시 2만32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84.7%나 늘었다.

▶中 정부 전폭 지원…전기차 굴기 힘 보태는 ‘배터리 굴기’= 중국의 ‘전기차 굴기’에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신에너지차(NEV·New Energy Vehicle) 확대 정책과 지원, 그리고 이미 세계적 수준에 다다른 중국의 배터리 생산력에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초 중국 국무원은 2025년까지 자국 내 판매 차량의 20%를 친환경차가 되도록 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친환경차에는 전기차 외에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이 포함된다. 앞서 지난 10월 중국자동차공정학회는 2035년까지 중국의 전체 신차 판매량의 절반이 신에너지차 채워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제조사들도 빠르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공화당 하원위원회 보고서는 “글로벌 전기차 업계는 향후 5년에서 10년동안 생산과 개발에 3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투자의 거의 절반은 중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력한 배터리 제조 경쟁력이 이 같은 전기차 시장 확대의 주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업계보다 한 발 앞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배터리 시장 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 톱5에 중국의 CATL와 BYD가 포함됐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규모의 경제 실현이 극대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높여간다면, 이는 곧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경쟁 우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은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 업계 싱크탱크인 미국의 미래 에너지 안보(SAFE)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건설 중인 142개의 전기차 배터리 메가팩토리 중 107개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SAFE는 “이는 중국이 전기차 개발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중심·기술력 부족…中 전기차 성장 한계 여전=물론 중국의 전기차 굴기를 마냥 희망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온 정부 주도의 지원이 향후 시장 성장에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동안 신에너지차 시장에 6760억위안(113조2502억원)이란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신에너지차 시장에 들어온 정부 보조금 규모만해도 1349억위안(22조6078억원)이다. 이는 연구개발(R&D) 지원과 충전 인프라 확충 등에 투입된 지원도 포함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지원은 N전기차 구입 보조금과 세금 면제 등의 형태로 이뤄졌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C)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정부 주도적 산업 정책이 이어진다면 중국 신에너지차 업계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신에너지차 제조사는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2018년 112개, 그리고 2020년 현재는 119개로 늘었다.

CSIC는 “생산자 당 평균 생산대수가 지속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이미 많은 신에너지차 제조사들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전부터 재정적 문제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부 지원이 해외로 수출되는 신에너지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용도로 사용이 된다면, 현지 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로 인한 규제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샤오펑(Xpeng)의 스마트팩토리 내부 모습.

무엇보다 아직까지 중국의 전기차 업계의 기술 경쟁력은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을 뛰어넘기엔 부족하다.

앤드류 레프트 씨트론 리서치 대표는 “테슬라가 갖고 있는 진짜 우위는 지적 재산”이라면서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부터 (볼보를 보유한) 지리차까지 어느 업체도 테슬라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반도체 전문성을 갖고 있는 곳이 없다”고 밝혔다.

레프트 대표의 지적과 같이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상당수가 기술과 노하우면에 있어서 해외 파트너사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데다, 목표 시장 역시 지나치게 중저가 시장 혹은 개발도상국에 집중돼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해외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세계 전체 판매량의 1.7%로,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들의 점유율에 한참 못미쳤다. 또한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총 해외 수출 물량은 25만4000대로, 이중 80%가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 남아시아에 판매됐다.

CSIC는 보고서에서 “니오를 비롯해 몇몇 제조사가 고급 전기차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테슬라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명품 자동차 브랜드들도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어 수익성이 높은 시장에서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입지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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