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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림막으로 좁아진 책상…지문 긴 국어시간 가장 불편”
수능 D-2 ‘코로나 수능’ 미리 봐보니
칸막이 틈새로 떨어지는 사인펜
마스크로 ‘호흡곤란·습기’도 우려
본지 신주희 기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입시전문 학원에서 비말차단용 아크릴 칸막이 책상에서 국어영역 모의고사 시험을 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달라질 대학수학능력 시험장 환경 탓에 수험생들은 초긴장 중이다. 마스크 착용에 이어 아크릴 가림막으로 책상까지 좁아졌다. 코로나19감염에 대한 우려부터 전에 없던 시험환경까지. 헤럴드경제 기자가 2021 수능 시험장과 유사한 환경에 마련된 책상에서 시험을 치르며 수험생들이 겪는 불편을 마주해 봤다.

지난달 30일 오후 2시께 찾은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기자는 KF94 마스크를 낀채 책상에 앉았다. 책상은 가로 60㎝·세로 45㎝ 크기였다. 책상 앞쪽에는 비말차단용 가림막을 끼우는 홈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홈으로 책상은 손가락 세마디 정도가 줄어들었다.

국어영역 6월 모의고사 시험지를 받아들었다. OMR답안 카드를 놓고 시험지를 펼쳤다. 시험지 일부가 책상 밖으로 삐져나왔다.

국어 비문학 문제를 먼저 풀었다. KF94마스크 안에서 더운 숨이 뿜어져 나왔다. 지문 끝부분을 읽어 내려가자 책상 밖으로 삐죽 나와 있는 시험지에 밑줄 긋기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다.

답안지 마킹을 위해 OMR카드를 집어들던 순간, 가림막 가운데 뚫려 있는 틈 사이로 컴퓨터용 사인펜이 굴러떨어졌다.

수험생들 역시 비말차단용 가림판 책상과 마스크 착용에 따른 불편을 호소했다. 올해 수능을 치르는 A(19)양은 “가림막 때문에 시험지가 밑으로 많이 내려오니 긴 문장을 읽어야 하는 국어시간에 가장 불편하다”며 “1교시부터 (집중력이)흔들리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림막 밑부분이 튀어나오고 틈이 있어서 시험지를 넘길 때 걸리적거린다”고 덧붙였다.

고3학생인 이모(18) 양은 “책상 상단에 화이트(수정액)를 놓고 사용하는데 사용할 때마다 손이 걸려서 불편하다”면서도 “유튜브에서 가림막 때문에 ‘시험지를 돌돌 접어야한다, 넘기다가 찢어진다’는 등의 이야기로 수험생들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충분히 조심하면 괜찮다”고 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 10월 19일 비말차단용 칸막이를 사용한 수험생 1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험생 10명 중 6명 이상(64.9%)이 ‘수능 당일 칸막이 사용이 불편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수능 당일 어떤 마스크를 착용할지도 수험생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안경에 습기가 어리거나 호흡곤란 및 답답함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 5명 중 2명은 수능시험 날 착용할 마스크로 덴탈마스크 꼽기도 했다.

학원 관계자는 “플라스틱 홈에 꽂혀 있는 아크릴 가림판이 빠지기라도 하면 학생들이 당황해 집중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입실 후 실제 시험지와 비슷한 크기의 시험지로 적응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허용한 마스크 중 호흡하기 가장 편안한 것을 선택해 착용해야한다”고 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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