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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뇌종양으로 하늘로 떠나버린 딸...그 이름으로 재단 만든 비예가스

PGA투어 통산 4승을 기록한 카밀로 비예가스는 한때 많은 골프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던 선수였다. 무엇보다 그는 퍼트 라인을 분석할 때 마치 거미와 같은 특별한 자세를 취해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콜롬비아 출신으로 PGA투어 카드를 다시 따기 위해 현재 콘페리 투어에 출전 중이다.

비예가스는 올해 몸도 마음도 힘든 한해를 보냈다. 지난 22개월된 딸 미아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올해 3월, 플레이어스 대회가 중단되던 주간이었다. 늘 잘 놀고 에너지 넘치던 아이, 미아는 금요일 밤 전혀 잠을 자지 못했다. 그래서 비예가스와 그의 부인, 마리아는 콜롬비아에 있는 의사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고, 친구는 신경외과에 가볼 것을 권유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그들은 마이애미에 있는 니클라우스 아동병원을 떠올렸고, 잭 니클라우스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의사와 만날 수 있었다. 거기서 비예가스는 딸의 뇌와 척추에서 종양이 자라고 있는 것을 알게 됐고, 수술은 긴급으로 3일 만에 진행되었다. 그렇게 수술과 치료를 마친 후 10일 만에 세 사람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성공적인 수술의 기쁨도 잠시였을 뿐, 그들은 2주 만에 다시 찾아간 병원에서 다시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후로 그들은 병원을 떠날 수 없었다. 미아는 총 5번의 수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서 한달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일반 병실에서 다시 3개월을 보내며 항암 치료를 받았다. 비예가스의 아내, 마리아는 미아가 일반 병실에 있는 동안, 미아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그 방을 미아가 좋아하던 무지개와 사진, 그림들로 꾸며 밝은 에너지로 방을 채우고자 애쓰기도 했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미아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걸 보고 비예가스는 미아와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삭발을 하고, 미아가 세상을 떠나기 한달 전, 콘페리 투어 경기에 출전했다. 그때,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가족 얘기를 꺼낸 비예가스는 눈물을 흘렸고, 동료 선수들은 미아와 비예가스 가족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마음으로 머리에 무지개 리본을 달고 플레이했다.

그리고, 지난 7월 26일, 미아는 세상을 떠났다.

지금 비예가스와 마리아는 미아가 고통받는 시간이 짧았던 것, 미아가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감사하는 태도로 삶을 살아나가고 있다. 삶은 원래 불공평하며,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슬픔과 절망에 잠겨 있기 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이라고 그들은 고백한다.

미아가 살아 있었다면 두번째 생일을 맞았을 지난 9월에 그들은 “미아의 미라클”이라는 재단을 만들었다. 비예가스와 마리아는 타인을 도움으로써 자신들의 아픔을 이겨내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미아를 통해 다른 아이들의 생명과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그들은 미아를 기억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재단을 통해 그들의 삶은 미아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고 그들은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봤자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또 한 가족의 아픔을 통해 우리는 또다른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운다. 나의 아픔이 타인을 돕는 방식으로 변화될 때 세상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해갈 것이다.

〈KLPGA 프로 · 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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