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63세 랑거 “노장은 살아있다”
최고령으로 마스터스 컷 통과
1985·1993년 그린재킷 주인공
“내 기록 몇년간 더 지켜내고 싶어”

34세 홍란 KLPGA투어 45위
철저한 자기관리가 롱런 비결
마스터스 최고령 컷통과 기록을 세운 베른하르트 랑거 [로이터]
KLPGA투어에서 17년 연속 시드를 지킨 홍란 [KLPGA 제공]

제84회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베른하르트 랑거(독일)가 63세 최고령으로 컷을 통과해 공동 29위로 마쳤다. 세계 골프랭킹 1위로 역대 최소타를 경신하며 우승한 더스틴 존슨(미국)에 비해 미디어의 관심은 떨어지지만 랑거의 컷 통과는 위대하다.

챔피언스투어의 최강자로 숱한 역사를 갈아치우는 랑거는 3년 연속이자 27번째 마스터스 컷통과에 성공했다. 최근 7년 중에 5번을 컷 통과했고 2014년에는 공동 8위로 마쳤다.

1957년생 랑거는 올해 63세로 1985, 1993년도 그린재킷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첫 출전은 38년 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1983년과 2011년 두 번을 제외하고 매년 출전했다. 총 37번 마스터스에 출전했는데 그중 10번만 컷 탈락했다. 1984년부터 2002년까지는 19년 연속 컷을 통과했다.

랑거보다 마스터스 컷을 더 많이 통과한 선수는 37회로 최고인 잭 니클라우스, 30회 통과의 게리 플레이어와 프레드 커플스다. 지금의 기세라면 랑거의 내년 마스터스의 컷 통과도 충분히 가능하다. 반면 그보다 어린 커플스는 예선 탈락을 이어가고 있다.

종전까지 마스터스 최고령 컷 통과는 1973년 우승자인 토미 아론이 2000년4월7일에 세운 63세1개월12일이었다. 하지만 랑거는 지난주 금요일에 63세2개월18일로 통과했다. 따라서 랑거가 한 달하고도 6일, 즉 36일로 기록을 경신했다. 만약 올해 마스터스가 예정대로 4월에 열렸으면 그의 기록 경신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우려로 인해 나이 많은 챔피언들의 출전이 대폭 줄었다. 그에 굴하지 않는 랑거는 첫날 4타를 줄이고 이튿날 1오버파 73타를 쳐서 3언더파 141타로 거뜬하게 통과했다.

토미 아론의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넘어섰다는 소식에 랑거는 “나이 들어 컷 통과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 “내 앞에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와 같은 위대한 선수들이 있었고 그들이 경쟁했기 때문에 여기서 컷통과한 건 확실히 업적이다”고 말하고 “바라건대 내 기록은 몇 년간 더 지켜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랑거는 현재 PGA챔피언스투어에서 41승을 올려 헤일 어윈이 보유한 최다승(45승) 기록에 4승까지 따라붙었다. 올해만도 14개의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11번이나 들었다. 또한 세계 랭킹을 처음 집계했을 때의 원년 세계 1위였다. 마스터스를 명인열전이라 부르는 건 바로 이같은 베테랑들이 꾸준히 활약하면서 골프라는 게임에 생명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지난주 시즌을 마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주목할 선수는 홍란(34)이다. 성적 상위 76명만 출전한 최종전 SK텔레콤·ADT캡스챔피언십에서 홍란은 공동 4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시드권 61위에서 2계단 오른 59위로 ‘지옥의 문’이라 불리는 시드 순위전에 나가지 않고도 내년 출전권을 획득했다.

2005년 데뷔서부터 내년까지 17년간 투어 시드를 유지하게 됐다. 또한 올해 15개 대회에 출전하면서 KL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대회 출전(330개) 기록을 쌓아올렸다. 홍란은 지난 6월 제주도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자신의 라운드 최저타인 10언더파 62타를 치면서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 대회는 마지막날 2오버파로 부진해 5위로 마쳤다. 2018년 브루나이레이디스오픈으로 통산 4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30대에 은퇴하는 경향에 비춰보면 홍란의 롱런은 자기관리라는 측면에서 칭찬할 만하다. 외국과는 달리 20대에 전성기를 맞았다 30대를 넘으면 은퇴를 한다. 해외 투어에서처럼 베테랑 선수가 존중받는 분위기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예전 고 구옥희 KLPGA회장이 시합에 나오면 ‘젊은 선수들 시드를 가져간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푸념이 공공연히 있곤 했다.

일본여자투어(JLPGA)에서는 29승을 거둔 요시카와 나요코가 평생 767경기에 출전해 29승을 거두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벳시 킹이 758경기에 출전해 34승을 거두었다. 홍란의 330개 출전은 그에 비하면 아직 절반에도 못미친다.

남화영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