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전 위탁가정에서 지낼 당시 A양의 모습[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올해 초 입양됐다가 16개월째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영아의 사망을 두고 경찰 부실수사 규탄과 가해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16일 열렸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입양되기 전 A양을 키웠던 위탁가정의 어머니도 참석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날 오후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서의 안일한 대응으로 16개월 입양아는 귀한 생명을 잃고 말았다"며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최일선에서 학대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경찰들이 아동학대에 대한 낮은 인식과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만일 세 번째 신고라도 철저히 조사했다면 어쩌면 귀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입양 전 A양을 맡아 키웠던 위탁가정 어머니 B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B씨는 "처벌이 너무 약하고 대응도 약해서 정말 속상하고 가슴 아프다"며 "처벌이 강화돼서 확실히 처벌받고 이런 아기들이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B씨는 "양부모란 사람의 겉모습이 천사 같았고, 처음엔 너무 잘 갔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사람이 그 예쁜 애기를 그렇게 할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A양은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있는 멍투성이 상태로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 실려와 지난달 13일 숨졌다. 병원 관계자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모친이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

양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지난 11월 구속됐으며, 양부에게는 방임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입양 후 3차례나 B양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으나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한 채 B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내 부실대응 논란을 불러왔다. 양부모는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이유로 A양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온라인에서도 A양에 대한 추모와 함께 양부모의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이들 가족은 입양아 가족을 소개하는 EBS의 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화목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 알려지면서 더욱 공분을 산 바 있다.

[EBS입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 화면 캡처]

아울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탁가정 양육 당시 건강하고 밝은 모습의 A양의 사진이 공유되면서 입양 전후의 달라진 모습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자율적인 참석을 독려하는 글이 확산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마음만은 양천경찰서 앞에 가 있다, 용기내 가신분들 박수쳐드리고 싶다" "인간이 주는 어떤 벌도 사치지만 꼭 인과응보되길 바란다" "아기 생각이 자꾸 난다, 천국 가서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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