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 많은 가게들의 슬픈 비결…IMF 못지 않은 ‘불황형 프랜차이즈’ 인기[언박싱]
2900원 버거·만 원 이하 안주… ‘싼 맛’ 인기
외식 프랜차이즈 줄폐업 와중에도 성장세
IMF ‘1000원 김밥’ 연상되는 가성비 식당 유행
사람들이 야외 테이블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80·90년대 감성을 재해석한 뉴트로(New-tro) 감성, TV 틀면 나오는 트로트 음악…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처럼 ‘옛것’이 인기를 얻는 시대다. 패션·음악뿐만 아니다. 요즘 번화가마다 보이는 인기 음식점에서도 과거의 향수가 느껴진다. 다만 그 과거가 전 국민이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라는 점에서 씁쓸하다. 초저가 음식이 인기를 끌던 그 시절처럼 2900원 버거, 만 원 이하 안주와 같은 ‘싼 가격에 즐기는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외식 프랜차이즈 줄폐업 와중에도 ‘성장’

13일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도 일부 프랜차이즈들은 예년보다 가맹점 수를 늘리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1일 노브랜드 버거는 론칭 1년 3개월 만에 53호점을 돌파했고, 메가커피는 올해 349개 점포를 열어 2년 연속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장 많이 점포 수를 늘린 브랜드가 됐다. 역전할머니맥주는 11월까지 전년 대비 가맹점 수가 263개 증가해 가맹점 234곳이 증가한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초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뜻)로 입소문을 탄 음식점이라는 점이다. 노브랜드 버거의 대표 메뉴인 ‘그릴드 불고기 버거’는 1900원, ‘NBB 시그니처 버거’는 2900원이다. 대용량 사이즈로 유명한 메가 커피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1500원이다. ‘마른안주 전문점’으로 알려진 역전할머니맥주의 대표 마른안주 가격은 7000~8000원대다.

예비 창업자에게는 적은 인건비와 소자본 창업 등 비용이 덜 드는 브랜드로도 알려져있다. 역전할머니맥주 홈페이지는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마른 안주 위주로 메뉴를 구성해 주방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홍보 문구가 적혀있다. 메가 커피는 수천 만원으로도 가게 문을 열 수 있는 소자본 창업으로 유명하다. 메가 커피 관계자는 “지역·상권마다 다르지만 5000만원 안팎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며 “가맹점 로열티가 경쟁 브랜드로 생각하는 곳보다 낮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IMF ‘1000원 김밥’ 연상되는 가성비 유행
노브랜드버거 코엑스점 [사진제공=신세계푸드]

가성비 외식 프랜차이즈는 사실 ‘돌고 도는’ 유행이다. 경기가 안 좋을 때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워 인기를 얻다가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연스레 사라진다.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1000원 김밥’처럼 초저가를 내세운 음식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팍팍해진 주머니 사정에 손님들은 가격이 저렴한 음식을 찾고, 이에 맞춰 식당들은 박리다매(이익을 적게 보는 대신 많이 파는 것) 전략을 펼치는 식이다.

현재의 유행도 경기 침체로 인한 일시적인 경제 현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까 소비자들은 가격에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아 당분간 가성비 외식 프랜차이즈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IMF 시기만큼 창업이 들어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자영업자 비율이 25% 이상인 상황에서 신규 진입자가 큰 폭으로 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성 교수는 “실업이 늘긴 했지만 과거와 달리 업계가 포화상태”라며 “불경기인 만큼 ‘지금 들어가면 죽는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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