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규제완화 없는 혁신기업 성장 전략은 공허할 뿐

정부가 12일 ‘혁신형 강소·중견기업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에 코로나19가 겹친 오늘날 기업 환경은 위기인 동시에 성장의 기회다. 타이밍은 더할 수 없이 적절하다. 국무총리 주재의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였으니 관계부처 합동의 무게감도 가득하다.

강소·중견기업의 글로벌 재도약으로 혁신성장을 조기 실현하겠다는 비전은 높다. “전통사업·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시켜 지역 사회 발전을 선도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도 나무랄 데 없다.

세부 실행 계획도 화려하다. R&D나 수출바우처 지원사업을 늘려 4년 후엔 세계 일류상품 생산 중소·중견기업을 1000개로 만들기로 했다. 디지털·그린 뉴딜, 소·부·장 등 국가 핵심전략 분야 유망기업도 2024년까지 1만2000개를 발굴·육성키로 했다. 혁신형 중소·중견기업으로 선정되면 특례보증을 적용하고 연구소 설립에 대한 지방세도 감면해 준다. 내년엔 성장 중소기업 시설투자 자금지원과 담보대출도 올해보다 20~30%나 확 늘리기로 했다.

문제는 온통 지원 일색일 뿐이란 점이다. 정작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규제완화라는 알맹이가 빠졌다. 기껏해야 명문 장수기업 신청할 때 제한업종을 없애고 매출액 3000억원을 넘기는 곳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정도다. 그나마 결정된 것도 아니다.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니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 화려하게 꾸며도 재탕삼탕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목마른데 잔뜩 차려진 잔칫상 어디에도 물은 없는 셈이다. 급한 것은 따로 있고 뼈마저 부실한데 영양식을 잔뜩 줘 살만 불리겠다는 발상과 다름없다. 그러면 근육은 붙지 않고 지방만 늘어난다. 건강할 리가 없다. 힘차게 뛸 수는 더욱더 없다.

디지털 신사업은 개발 속도가 관건이다. 스타트업과 벤처는 시장 선점이 사업 성패의 모든 것이다. 자발적으로 밤잠 안 자고 일에 매몰하는 이유다. 그들을 주52시간 근로제로 꽁꽁 묶어서는 글로벌 경쟁이 불가능하다. 오죽하면 장병규 전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스타트업의 일할 권리를 국가가 빼앗아 가고 있다”고 말하겠는가.

중소기업들이 정부와의 대화 때면 빠짐없이 요구하는 게 규제완화다. 각종 규제 법안만 봇물을 이룬 상황에서 만들어진 중소·중견 기업 성장 전략이라면 당연히 예외조항으로라도 숨통을 터 줘야 한다.

왜 중소기업의 허들을 넘어 중견기업으로 가는 기업이 매년 10여개 안팎에 불과한지, 대기업으로 진입한 기업은 1년에 한 곳도 안 되는지 원인을 들여다봐야 한다. 답은 예전부터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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