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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백신 소식속 나흘째 확진자 세자릿수…팬데믹은 진행중

90% 이상의 유효성이 입증됐다는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중간발표에 지구촌이 환호 일색이다. 미국 다우지수가 5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하는 등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폭등한 것만 봐도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잘 알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관련 주식들이 10% 이상 크게 올랐다. 화이자는 조만간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FDA 승인 절차에도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곧 실용화단계에 들어선다는 의미다. 화이자가 쏘아 올린 백신 개발 청신호로 코로나19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

화이자 발표는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전 세계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5000만명을 넘어섰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코로나와 독감이 함께 유행한다는 ‘트윈데믹’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서 더 반갑다. 하지만 들뜨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선 화이자가 FDA 사용승인을 받더라도 실제 국내에서 백신을 접종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국내 백신 접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도 내년 하반기 접종을 목표로 실무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나마 국내에 공급이 되더라도 수요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화이자가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내년 6억5000만명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백신 공동구매 국제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분, 개별 제약사를 통해 20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자칫 치열한 국가 간 물량 확보전에서 밀리면 그나마 하반기 접종도 물 건너 갈 수 있다. 국내 개발 백신은 임상 1상에 머물고 있어 기대할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안전성 역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방역당국 역시 생각지도 못한 이상 반응 등이 나타날 수도 있는 만큼 천천히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견지하고 있다.

결국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이기는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는 얘기다. 11일에도 신규 확진자가 146명이 나왔다. 나흘째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 확산세는 연일 지속되고 있다. 집단 발생의 불안감도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백신 개발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하나 현실의 팬데믹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이다. 아직은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 종식이 선언되는 그 순간까지 개인위생과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만이 코로나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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