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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블랙핑크, ‘글로벌 블핑홀릭’ 이유가 뭐니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걸그룹 블랙핑크의 확장세가 대단하다. 확장 속도와 강도 모두 탄력을 받았다. 유튜브에 있는 뮤직비디오 조회수만으로도 엄청난 업적이다. 블랙핑크가 보유한 억대뷰 영상은 총 22편에 이른다.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13억뷰 고지를 밟았고, ‘Kill This Love’와 ‘붐바야’ 뮤직비디오도 10억뷰를 돌파했다. 10억뷰가 넘는 뮤직비디오 3편을 보유한 K팝 아티스트는 남녀 전체를 통틀어 블랙핑크뿐이다.

지난 지난 6월 26일 발매한 첫 정규앨범 ‘THE ALBUM’의 수록곡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불과 발매 117일만인 10월 22일 조회수 6억회를 이미 넘겼다.

뿐만 아니다. 블랙핑크는 K팝 걸그룹 최초로 2019년 미국 최대의 음악 축제인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영미 최고의 팝스타들만 찍는다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도 공개됐다. 영미팝에서 ‘핫’하다는 두아 리파와 레이디 가가, 셀레나 고메즈, 카디 비와도 협연했다. 로제는 할시와 평소 전화를 하는 사이다.

블랙핑크의 이 같은 놀라운 성과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여기에는 뮤직비디오 조회수로만 설명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2016년 데뷔 후 단기간에 세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스타가 되기까지 어떤 특별한 요인들이 작용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향후 K팝의 글로벌 전략 수립에도 좋은 방향 제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에서도 밝혔지만, 우선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는 다양한 문화가 결합됐다. 이는 글로벌 소비 환경에서 매우 유리하다. 아이돌 그룹에 외국인 멤버 한두명 끼워넣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런 모델은 글로벌 체제로 완전히 접어든 현 단계 한류 콘텐츠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태국에서 온 리사는 랩과 안무를 담당한다. 한마디로 하면 블랙핑크의 보배 같은 존재다. 로제와 제니는 한국인이지만 각각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자라 영어가 자연스럽다. ‘맏언니’ 지수만 토종 한국인이다. 프로듀서인 테디도 영어를 자유로 구사해, 이들이 대화하는 걸 보면 지수가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트와이스가 일본쪽에서 유독 강세를 보인다면, 블랙핑크는 아시아, 아니 글로벌 팬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와 범 아메리카에 걸쳐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주 시장은 K팝의 확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블랙핑크로서는 호재를 맞은 셈이다.

이들은 산본, 호주, 태국, 뉴질랜드 등 각기 다른 나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블랙핑크로 만났다. 연습생 시절부터 하루 14시간 훈련하며 20명에서 10명, 그러다 최종 4명이 남게 된 경쟁 시스템에서 살아남아 누구보다 동지애가 강하다. 이는 K팝 아이돌적인 모습이다. 확실히 멤버간 친밀감과 강한 유대감이 느껴진다. 원점에서 시작해 정상에 오른 이들에게서는 가수라는 일을 사랑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진다.

지수는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에서 “우리는 서로 센터를 차지 하려고 하는, 그런 게 없다. 각자 맡은 위치에서 역할을 할때 시너지가 난다는 것을 알고있다”고 말한다. 삭막한 느낌의 경쟁이 아니라, 협업 효율로서의 경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블랙핑크의 파워는 단순한 형식의 노래에서도 나온다. 노래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심플하고 단도직입적인 구성이 많다. 노래가 늦게 나와 앨범에 들어가지 못할뻔 했던 ‘휘파람’은 확실한 후크에 단순한 멜로디가 오히려 카리스마를 강력하게 분출시킨다.

제시의 ‘눈누난나’가 노리는 것과는 또 다른 효과로서, 귀여움과 강력한 카리스마를 동시 다발로 뿜어낸다. K팝 느낌이 약화된 ‘How you like that’도 보컬-드랍 파트가 1분안에 모두 다 나온다. ‘뚜두뚜두’는 단순한듯 하면서도, 여기저기 공격 펀치를 지녀 중독성이 만만치 않다.

2016년 블랙핑크를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2NE1 동생들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2NE1이 개성을 내세운 카리스마였다면, 블랙핑크는 럭셔리와 세련됨, 고급화가 장착된 매력을 드러낸다. 2NE1이 가끔 ‘최첨단 울트라 패션’을 선보이지만, 블랙핑크는 그런 시도 없이 세련되고 힙하다는 느낌만 준다.

블랙핑크가 발표하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하나씩 더해지면서 블랙핑크만의 아우라가 생겼다. 기타를 다룰 줄 아는 로제의 음색은 감성적이고 그윽한 발라드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깊어졌다. 쿨한 미소를 짓는 리사의 무대 실력은 감탄할만하다.

덕분에 힘을 잔뜩 줬던 초반에 비해, 더욱 릴렉스해지고, 신나고 멋있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유연해지면서 노래를 주도하는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이번 블랙핑크 다큐 영화에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인물다큐건 극영화건 뮤지션을 다루면 음악이 좀 더 많이 다뤄지길 바란다. 특히 블랙핑크 팬덤 ‘블링크’는 블랙핑크의 음악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들어가도 좋아해줄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이번 다큐는 블랙핑크의 음악과 인물 서사중 휴먼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따라서 반드시 속편을 만들어 그들의 음악적 성장과 확장이 좀 더 깊이있게 다뤄지길 기대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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