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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환·송승환·박상원, 중견배우들의 귀환
정동환, 데뷔 51년 만에 ‘위대한 도전’…첫 1인극
박상원, 6년 만의 무대 복귀…데뷔 41년 만에 첫 모노극
송승환, 인생 3막 시작…9년 만에 무대 복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관록의 배우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무대로 돌아온다. 연기경력 도합 147년. 좀처럼 무대에선 볼 수 없던 중견배우들의 깊은 내공이 작은 무대와 연극인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배우 정동환, 박상원, 송승환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와 관객과 만난다. 정동환은 데뷔 51년 만에 1인극에 도전하며 1인 6역을 오간다. [극단 피악 제공]

배우 정동환(71)은 데뷔 51년 만에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1969년 연극 ‘낯선 사나이’로 데뷔한 이후 ‘레이디 맥베스’, ‘오이디푸스’, ‘고도를 기다리며’ 등의 걸작을 오갔으나 1인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괴테의 ‘파우스트’를 극단 피악 대표 나진환이 각색, 연출한 ‘대심문관과 파우스트’(10월 22일~11월 8일·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를 통해서다.

이미 지난 2017년 7시간짜리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1인4역을 맡았다. 당시 대심문관을 연기하며 무려 20여분간 독백을 쏟아낸 경험이 있지만, 인터미션 없이 105분간 여섯 배역을 소화하는 이번 작품은 노배우의 식지 않는 열정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극에선 대심문관, 파우스트, 메피스토펠레스, 이반·알료사 형제까지 다채로운 인물을 보여주며 인간 구원과 실존의 문제를 성찰한다.

배우 박상원의 무대 복귀작 '콘트라바쓰' [박앤남프로덕션 제공]

박상원(61)은 2014년 ‘고곤의 선물’ 이후 6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박상원의 복귀작은 ‘연극 콘트라바쓰’(11월 7일~29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1979년 연극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데뷔한 이후 TV와 무대를 활발히 오갔지만, 박상원에게도 1인극은 연기 인생 41년 만에 처음이다.

‘콘트라바쓰’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소설 ‘향수’, ‘좀머씨 이야기’로 잘 알려진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희곡에 음악과 다양한 움직임을 더해 모노극으로 만들었다. 작품은 오케스트라 안에서 소외된 콘트라바쓰(콘트라베이스, 콘트라베이시스트)를 통해 우리 시대의 소외된 이들은 돌아본다.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오케스트라 단원에서 현대인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9년 만의 무대 복귀작 '더 드레서'에서 선생님 역을 맡은 송승환 [정동극장 제공]

배우이자 제작자인 공연계의 큰 형님 송승환(63)도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배우로서 다시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1년 ‘갈매기’ 이후 9년 만이다. 1965년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후 배우로 오랜 시간 활동해온 그는 논버벌 퍼포먼스 ‘난타’의 제작자로 공연계를 지켜왔다. 이번 무대는 송승환에게 ‘인생 3막’과도 같다. 송승환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근래 10~20년은 배우보다 제작자로서의 비중이 컸는데 다시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송승환의 복귀작은 극작가 로날드 하우드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더 드레서’(11월 18일~1월 3일·정동극장)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에서 셰익스피어 역을 전담해온 노배우와 그의 의상 담당자(드레서) 노먼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송승환은 선생님 역을 맡아 노먼 역의 안재욱, 오만석과 호흡을 맞춘다. 송승환은 “배우는 참 좋은 직업이다.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어느덧 노역이 됐다”며 “배우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 많지 않는데,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것에서 친근감과 동질감을 느껴 선택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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