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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가 당긴 ‘디지털화폐 시대’
비대면 경제 확장속 CBDC논의 가속
전 세계 중앙은행 80% 이상 연구
中, 위안화 국제화 촉진 첫 도입
달러 국제결제망 배제 대비 포석도
디지털유로·디지털엔 작업 구체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는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비대면 경제 영역이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법정 디지털화폐(CBDC)’ 발행 논의에는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비대면 경제에 걸맞은 결제 수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직 절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은 CBCD 시장을 선점, 향후 국제 금융 시장을 이끌려는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디지털화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코로나19는 우리가 일하고 거래하고 지불하는 방식을 포함해 우리의 삶에 구조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고 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있는 접촉식 화폐 대신 보건상 목적으로라도 CBDC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소액결제용 CBDC 발행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앙은행들이 CBDC 발행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에 있어 CBDC 연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최근 BIS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전 세계 66개국 중앙은행 가운데 80% 이상이 CBDC 연구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1년전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특히, 3년 내 CBDC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중앙은행의 비율은 전년 대비 두 배 높아진 10%였다.

▶미·중 갈등 속 생존위해 디지털화폐 가속도 높이는 중국= 현재 CBDC 발행에 있어 가장 선두에 선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광둥성 선전시와 협력해 시민 5만명에게 총 1000만위안(약 17억원)의 CBDC를 추첨을 통해 나눠줬다.

CBDC를 시중 발행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CBDC 전면 도입을 앞두고 진행되는 ‘오픈 베타 테스트’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중국의 최종 구상은 CBDC를 적극 활용해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격화하는 미·중 갈등 탓에 미국이 달러 중심의 국제결제망에서 중국을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8월 국제 지급 거래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1.91%로 달러(38.96%), 유로(36.04%), 파운드(6.7%)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비록 시작 단계지만, 중국 주도의 경제 블록인 ‘일대일로(一帶一路)’ 내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위안화가 (고정환율제 등) 비민주적이고 통제 중심의 운영만 해소된다면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달러 다음 ‘2인자’ 놓고 화폐 패권 경쟁 심화= CBDC를 등에 업은 중국 위안화가 달러까지는 아니라도 유로·엔·파운드화의 위상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유럽은 지난 9월 ‘디지털유로’의 상표등록을 출원한 데 이어 내년 중에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온라인 연례 총회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현금이 왕이던 독일·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에서도 디지털결제가 크게 늘었다”며 “디지털유로 발행을 매우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아틀란틱카운실은 “유럽이 CBDC 발행을 통한 결제시스템 통합을 완성함으로써 기축 통화로서의 위상을 유지·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은행마저 지폐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고 ‘디지털 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국제금융협회(IIF) 연례 총회에서 “내년 봄부터 실험을 시작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스케줄까지 내놓았다.

여기에 러시아까지도 아직 무르익지 않은 CBDC 시장을 선점,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루블’ 발행을 위한 본격적은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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